유상대 한은 부총재 "금리인하 멈추고 인상 사이클 전환 고민할 시점"
"2월 점도표보다 올라갈 여지 많아…확률분포 전반적으로 상향 가능"
"달러·원 환율 1470~80원, 펀더멘털 대비 높은 건 분명한 사실"
- 전민 기자
(사마르칸트=뉴스1) 전민 기자 =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기준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 사이클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으로 물가가 당초 전망보다 더 오르는 반면, 경기는 우려보다 양호한 흐름이 확인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유 부총재는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총회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취임 후 첫 ADB 연차총회지만, 5월 금통위와 업무보고 등의 일정을 고려해 유 부총재가 대신 참석했다.
유 부총재는 "그동안 금리인하 사이클에 있었는데 여러 상황이 바뀌면서, 특히 이란 전쟁이 생기면서 고민이 커졌다"면서도 "경기는 크게 나빠지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지금까지) 봐 온 바로는 인하 사이클보다는 인상 사이클 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 견해"라고 했다.
유 부총재는 "물가는 올해 2.2%(한은 2월 전망치)보다 더 높아질 상황이고, 경기는 (전망치인) 2.0%보다 그렇게 낮아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라며 "금리 인하를 멈추고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물가 동향에 대해서는 "정부 대응을 포함하더라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하루하루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5월 금통위까지 2주 넘게 남아 있어 그때까지 상황을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5월 금통위까지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되는 과정이 된다면 점도표를 통해 (인상 방향으로) 시그널을 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은 점도표는 금통위원 7명이 각각 점 3개씩, 총 21개를 찍어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방식이다. 지난 2월 점도표를 보면 6개월 후 금리를 현 수준인 2.50%로 본 점이 16개로 가장 많았고, 2.25%로 더 낮게 본 점이 4개, 2.75%로 높게 본 점이 1개였다.
유 부총재는 5월 점도표 변화 가능성에 대해 "2월과 4월 사이에 전쟁이 있었고, 현재까지 보면 물가에 부정적 측면이 더 강했고 성장은 그만큼은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며 "5월 금통위까지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면 2월 점도표보다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률 분포가 전반적으로 조금은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 총재는 환율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지만, 펀더멘털에 비해 고평가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번 출장에서 외국인들을 많이 만났는데, 한국은 성장률도 꽤 높고 경상수지도 흑자이고 수출도 좋으며, 물가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데 왜 이렇게 환율이 높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경상수지 흑자, 물가 수준, 성장 등 펀더멘털을 볼 때 환율이 과거에 비해 높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외화유동성이 나빠진다거나 자본이 빠져나가는 상황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유 부총재는 OECD가 지난 4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내년 1.57%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 것에 대해서는 과한 수준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은 경제위기가 아니면 뚝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라며 "한은이 계속 추정해 온 흐름에서는 (잠재성장률이) 막 2% 밑으로 내려가는 정도이고 오르락내리락하는 수준인데, (OECD의) 이 숫자는 과하다. 개인적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min785@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