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北 '지방발전 20×10' 지속성 의문…주민생활 개선 불확실"
병원 등 필수시설 확대에 비용 부담 급증…인적 동원·세외부담 전가 우려
지역·산업 간 자원 왜곡·비효율 구조…도농 격차 완화 효과도 제한적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북한이 추진 중인 '지방발전 20×10 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할지 불투명하며, 성과를 내더라도 주민 생활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정책 확대에 따라 건설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자원 배분 왜곡과 지역 간 격차 확대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북한경제리뷰 3월호'에 실린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추진 실태와 평가'에 따르면 북한은 2024년부터 매년 20개 지역에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하는 '20×10 정책'을 추진해 왔다.
초기에는 공장 건설 중심이었으나 이후 병원, 종합봉사소, 과학기술보급거점, 양곡관리시설 등 이른바 '3대 필수 시설'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대됐으며, 올해부터는 20개 지역 전반에서 공장과 필수 시설 건설이 동시에 추진되며 본격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KDI는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대북 제재와 재정 여건, 생산 능력을 감안할 때 10년간 정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기존 우려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병원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부담이 크게 늘어난 점이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병원은 일반 산업시설보다 높은 기술과 자재, 자금이 요구되는 만큼 매년 20개 지역에 이를 동시에 구축하는 것은 북한 당국에 상당한 재정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주민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건설에 동원된 군인의 식량까지 지방 당국이 부담하도록 요구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향후 인적 동원 확대와 세외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설의 실질적 운영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단기간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외형 중심으로 건설이 진행될 경우 생산 설비나 의료 장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완공 이후 정상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공장은 중앙이 건설하고 지방이 운영하는 구조상 원자재, 전력, 인력, 의료진 확보 등을 지방이 지속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운영 지속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지역 선정 방식 역시 문제로 꼽혔다. 정책 대상이 교통·전력 등 인프라 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지역 중심으로 선정되면서, 낙후 지역 우선 개발이라는 정책 취지와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책 기간 동안 오히려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자원 배분 왜곡도 주요 리스크로 지목됐다. 제한된 자원을 특정 지역에 집중 투입할 경우 다른 지역과 산업에서 자원 부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실제 공장 인근 조도는 증가한 반면 주변 지역은 감소하는 등 부정적 파급 효과가 관측된 사례도 언급됐다.
아울러 모든 시·군에 소규모 공장을 분산 건설하는 방식은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일부 지역에 대규모 생산 거점을 구축하는 방식보다 생산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북한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20×10 정책은 초기 단계에서 경공업 생산 기반 확충 등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정책 자체의 비효율성과 재정·제재 환경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계속해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며 "성과가 나타나더라도 여러 부작용으로 인해 주민 생활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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