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 "성장 2.0% 하회·물가 2.2% 상회"…한은, 전망 대폭 수정 시사

4월 통방문서 "올해 성장률 2월 전망치 하회·물가는 상당폭 상회"
'성장세 회복 지원' 지우고 '중동 전쟁' 핵심 변수 제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4.10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0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면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0%)를 하회하고, 물가는 전망치(2.2%)를 상당폭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이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압박하면서 오는 5월 경제 전망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함을 사실상 예고한 것이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통방문)에서 동결 배경과 관련해 "중동전쟁으로 물가의 상방압력 및 성장의 하방압력이 함께 증대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향후 중동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파급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두 달 전인 2월 통방문의 기조와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2월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 근처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성장은 예상보다 양호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 2월 올해 성장률을 직전 전망치(1.8%)를 상회하는 2.0%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통방문에서는 "중동사태 이후 성장의 하방압력이 증대되면서 금년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2.0%)를 하회할 것"이라고 명시해 불과 두 달 만에 성장 경로가 전환됐다.

물가 전망도 달라졌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상방압력이 크게 확대되겠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이 이를 일부 완화하면서 2%대 중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연간 물가 전망치를 2월 전망(2.2%)보다 상당폭 올려 잡을 것임을 시사했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2.2%를 기록한 바 있다.

금융·외환시장과 관련해서도 2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최근 상당폭 하락했다"고 평가했지만, 이날은 "중동전쟁에 따른 미 달러화 강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도로 1500원대로 높아졌다가 미국·이란 간 임시휴전 이후 하락했다"며 환율 변동성을 부각했다.

아울러 통화정책 기조에 관해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2월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세 회복을 지원해 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이번 통방문에서는 "향후 통화정책은 중동전쟁 등 대내외 여건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및 성장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했다. '성장 지원'이라는 표현을 지우고 중동전쟁을 핵심 변수로 제시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