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예산 3배 늘었지만 수급률은 제자리…"신청주의가 장벽"

2023년 기초연금 예산 22.5조, 10년간 3배↑…수급률은 67%, 0.2%p↑
생계급여 삭감 우려에 기초연금 신청 안하기도…재구조화 필요

서울의 한 공원에서 노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김명섭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기초연금이 도입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수급률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 예산 규모는 10년 새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신청자에게만 지급하는 '신청주의' 원칙이 수급율 개선을 제한하는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공적 노후 소득 보장체계 재구조화와 신청주의 개선: 기초연금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초연금 예산은 22조 5493억 원으로 도입된 2014년(6조 9001억 원)보다 255% 증가했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의 비율인 수급률은 2023년 기준 67.0%로 정부 목표인 70%를 밑돌았다.

도입 당시 수급률(66.8%)보다 0.2%포인트(p)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구원은 수급률 정체의 요인으로 신청주의 원칙을 지목했다. 신청주의는 국가가 자동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직접 신청해야만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기초연금법은 어르신이 직접 신청하는 행위를 급여 수급의 필수 절차로 규정하고 있다.

신청 과정이 노인들에게 어렵고 복잡해 연금 신청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연금을 받을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소득인정액 계산 방식은 소득(벌이)과 재산을 합산하고 각종 공제를 적용하는 등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제도의 복잡성이 신청주의와 맞물리면서 행정적 비효율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초급여를 일부러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확인됐다. 생계급여를 받는 노인은 기초연금을 받을 경우 그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들 수 있어 연금 신청이 오히려 불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단순히 신청 서류를 줄이는 수준의 개선으로는 한계가 있어 선정 기준과 급여 계산 방식을 단순하게 바꾸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봤다.

특히 국민연금을 청구할 때 기초연금 수급 여부도 함께 결정되도록 제도를 연계하는 등 근본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원은 "기초연금 수급률을 높이기 위해 신청 절차를 형식적으로 단순화하고 행정기관 간 자료 공유를 통해 국가가 먼저 대상자를 찾아내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제도 구조를 단순화하고 행정 처리를 효율적으로 개선해야만 어르신들이 본인의 정당한 권리를 빠짐없이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