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3高 쇼크'에 진퇴양난…4월 금통위 '전원 동결' 전망 [금통위폴]
전문가 10인 '전원 동결' 전망…"유가·환율 급등에 인상도 인하도 명분 없어"
연말까지 동결 전망 우세 속 3분기 인상론 고개…"중동 전쟁이 변수 지배"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오는 10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동결할 것으로 일제히 예상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유가와 달러·원 환율이 동반 급등하면서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진 반면, 전쟁의 실물 경제 충격이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섣불리 통화정책을 조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창용 총재 주재 마지막 회의라는 점도 뚜렷한 방향 전환보다는 관망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연내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동결 장기화를 예상하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3분기 중 한 차례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10명 중 3명에 달해 인상 기대가 점차 무게를 더하는 모습이다.
5일 뉴스1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오는 10일 열리는 4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이 이번 금통위에서 동결을 예상한 가장 큰 근거는 중동 전쟁을 둘러싼 극심한 불확실성이다. 유가와 환율이 동반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은 커졌지만, 동시에 실물 경제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인상도, 인하도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지금은 금리를 내릴 수도 없고,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물가 불안이 예상되긴 하지만 아직 확실한 징조가 없는 데다, 추경을 통해 돈을 풀었는데 금리를 올려버리면 추경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중동 사태로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라며 "유가 상승과 같은 공급 측 인플레이션 요인은 금리 인상도, 인하도 가능한 복잡한 상황인 만큼 당분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관망 대응이 통화당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번 금통위가 이창용 총재 주재로 열리는 마지막 회의라는 점도 동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오는 5월에는 신임 총재인 신현송 지명자가 취임할 예정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창용 총재가 뚜렷한 메시지를 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스탠스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가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한 가운데,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만 인상 소수의견 1명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인상의 명분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환율, 물가 측면에서는 유가 급등이 인상 근거를 채워가고 있어 이번이 인상 빌드업의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연내 금리 경로를 두고는 전문가 10명 중 6명이 연말까지 2.50% 동결 유지를 전망했다. 반면 3명은 3분기(7월) 중 한 차례 인상을 예상했고, 1명은 전쟁 장기화 여부에 따라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동결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지정학 리스크가 물가에는 상방 요인이지만, 성장에는 하방 요인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상 조건이 갖춰지기 어렵다고 봤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성장과 물가가 동시에 높아지는 그림이 펼쳐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없다"며 "오히려 동결 장기화 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연말까지 2.50%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3분기 인상론을 제기한 전문가들은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5~8월 물가가 2.9~3.0% 수준까지 치솟는다면 한은이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동 전쟁 추이와 선진국 통화정책, 물가 상승압력을 확인한 후 7월 한 차례 인상으로 연말 2.75%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에너지 공급 차질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3분기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본 시나리오로 동결을 유지했으나, 중동 전쟁이 4월을 넘겨 장기화하고 국제유가(WTI 기준)가 배럴당 85달러, 브렌트유가 90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하반기 한두 차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향후 한은 통화정책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과 이에 따른 유가·물가 경로를 꼽았다.
강승원 연구원은 "유가 상승이 한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건드릴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고, 윤여삼 연구원도 "유가와 환율은 함께 움직이고 있어 이 두 가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물가·성장 전망 경로에 대한 한은의 시각 변화가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우혜영 연구원은 "이번 달은 경제 전망치 발표가 없지만 5월 전망에서 물가가 크게 오르거나 성장이 내려갈지 방향성 힌트가 통방문에 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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