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리스크에…해외 도박사들, 韓 경제 '저성장·금리 인상' 돈 걸었다

세계 예측시장 폴리마켓, 고유가·공급망 불안 반영…저성장 구간 베팅 확대
인플레이션 압력 전망에 금리 인상 기대↑…베팅 비중도 상승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3.27 ⓒ 뉴스1 이호윤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고유가·공급망 우려로 해외 주요 기관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해외, 도박꾼들도 올해 우리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가세했다.

다만 예측시장 특성상 확률은 실제 전망이라기보다 자금 흐름이 반영된 결과인 만큼 방향성 참고 지표로 보는 것이 적절하며, 수익 기대에 따른 쏠림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전쟁 이후 성장 기대 낮아져…고성장 베팅 줄고 저성장 비중 확대

29일 세계 최대 해외 베팅 및 예측시장 플랫폼인 미국의 폴리마켓(Polymarket)에 올라온 '한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측 내기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기준 한국이 1분기 1.0%~1.4%의 성장을 보일 확률이 18.9%로 집계됐다.

전쟁 시작 직전인 지난달 28일 오전에는 2.0%~2.4% 구간에 안착할 확률이 25%로 가장 컸다. 그러나 27일 기준으로는 18%까지 줄어든 상태다.

성장률이 0.0~0.4% 구간에 들어설 확률은 5%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쟁 시작 전 1%보다 4%포인트(p) 올랐다. 역성장 확률 역시 4%까지 올라온 상태다.

폴리마켓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선정한 특정 사건의 결과에 베팅하고 가격을 통해 확률을 형성하는 예측시장 플랫폼으로, 전통적인 배당형 도박과 달리 거래 가격이 기대 확률을 반영하는 구조다. 지난 2024년 미국 대선 결과를 비교적 정확하게 맞히며 주목받았다.

실제 국내외 주요 기관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6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p) 낮췄다.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2.9%)는 유지한 반면, 한국과 유로존(1.2→0.8%)의 성장세만 큰 폭으로 끌어내린 것이다.

해외 IB도 한국의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씨티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2.2%로, 바클리는 2.1%에서 2.0%로 각각 내렸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 (한국은행 제공) ⓒ 뉴스1 신웅수 기자
고유가·원화 약세에 금리 인상 기대 확산…예측시장도 반영

한국의 성장률 하향 전망과 함께 중동 상황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원화 약세 현상이 길어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폴리마켓에서도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데 돈을 거는 이들이 늘었다.

지난 27일 기준 폴리마켓의 '한은 5월 기준금리 결정' 내기에 참여한 이용자들은 한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을 66%로 점치면서도, 인상에 나설 확률 역시 22%로 봤다.

이는 지난달 28일 11%에 비하면 두 배(11%p) 증가한 것으로, 중동 상황 이후 금리 인상 기대가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주요 IB들도 한은이 올해 7·10월에 각각 0.25%p씩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네덜란드계 금융그룹 ING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 상황이 악화할 경우 한은이 5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본 바 있다.

미국계 글로벌 IB 씨티그룹 역시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가 임명 시 5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시그널을 낼 수 있다"고 본 바 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 이용자들 역시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전쟁 시작 전인 지난달 28일 '한은 4월 금리 결정' 내기에서 집계된 한은의 금리 인상 확률은 채 1%도 되지 않았지만 지난 27일에는 5%까지 올라왔다. 다만 4월 금통위가 임박하면서 단기적으로 추가 변수 발생 가능성과 반영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동결 전망이 94%로 우세를 보였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