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에 '계엄사태급' 소비심리 추락…집값 13개월만에 하락 우세

3월 소비자심리 5.1p 급락…주택전망 '108→96' 기준선 13개월만에 하회
고유가·경기 불안에 소비 '꽁꽁'…전쟁 장기화와 추경 집행이 향후 변수

광주 서구 양동시장의 한 축산업체 모습.ⓒ 뉴스1 박지현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중동 전쟁 장기화와 국제 유가 급등,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소비자 심리가 계엄 사태 이후 최대 폭으로 위축됐다.

고공 행진하던 집값 상승 기대감도 정부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두 달 연속 낮아져, 1년 뒤 전망 지수가 기준선(100) 아래로 내려가며 13개월 만에 하락 전망이 상대적으로 우세해졌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쟁 전개와 정부의 '벚꽃 추경' 등 경기 보강책이 소비심리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 5.1p 하락…계엄 사태 이후 최대폭 감소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0으로 전월(112.1)보다 5.1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2024년 12월(-12.7p) 계엄 사태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해 12월(-2.5p) 이후 상승 전환해 1월(+1.0p)과 지난달(+1.3p) 모두 오름세를 보였지만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 6개 주요 지수를 합성한 지표로, 장기 평균(2003~2025년)을 100으로 한다. 100을 웃돌면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의미한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경기 인식 악화가 하락을 주도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86으로 전월보다 9p 떨어졌고, 향후경기전망CSI도 89로 13p 하락했다.

이흥후 한은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 그리고 물가 상승의 우려로 인해서 향후 경기 전망이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며 "일부는 최근 주택과 주가,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취업기회전망CSI(89) 역시 4p 하락한 반면 금리수준전망CSI(109)는 4p 상승했다.

가계 체감지표도 전반적으로 약화됐다. 현재생활형편CSI는 94로 2p 하락했고, 생활형편전망CSI(97)는 4p 떨어졌다. 가계수입전망CSI(101)도 2p 하락했으며 소비지출전망CSI(111)는 전월과 동일했다.

집값 전망 급락 속 물가 우려 상승…고유가 영향 반영

주택가격 기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1년 뒤 집값 전망을 나타내는 주택가격전망CSI는 96으로 전월(108)보다 12p 떨어지며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124까지 상승한 이후 두 달 연속 떨어진 것으로,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선(100)을 하회했다. 기준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상승 전망보다 더 우세해졌다는 의미다. 주택 가격 전망의 장기 평균(107) 밑으로 내려간 것도 같은 해 3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이다.

이 팀장은 "현재로서는 서울 핵심 지역 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볼 때는 아직 상승하는 상황"이라며 "금융 규제·세제(개편)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시장의 추세적 안정 여부를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 인식에는 중동 전쟁발(發) 고유가 우려가 반영됐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9로 전월보다 2p 올랐으며,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7%로 전월보다 0.1%p 상승했다. 이는 2025년 10월 이후 5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3년 후도 2.6%로 0.1%p 올랐지만 5년 후는 2.5%로 변동이 없었다.

이 팀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인 22년 3월에는 0.2%p 오른 바 있지만, 지금은 0.1%p 오른 것이라 상승 폭은 작다"며 "전쟁 직후인 3월 초 정부에서 최고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 등이 소비자 물가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2.9%로 전월과 같았다.

향후 물가 상승 요인으로는 석유류제품(80.1%)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고, 공공요금(35.6%), 농축수산물(28.6%) 순으로 나타났다.

전월에 비해서는 석유류제품(+52.7%p)의 응답 비중이 상승한 반면, 농축수산물(△22.0%p), 개인서비스(△11.9%p) 비중은 하락했다.

이 팀장은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가 5.1p 하락했지만 여전히 장기 평균인 100을 상회하고 있다"며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 차질이 얼마나 심화될지, 또 이러한 요인들이 소비자의 경기 인식과 기대 인플레이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경기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등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추경이 이뤄질 경우 현재생활형편이나 생활형편전망을 중심으로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경기 판단 등에도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