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부터 5부제 시행…공공 '의무'·민간 '자율', 경계 격상 시 전면 의무화

공공부문 5부제 의무 시행…민간은 자율 참여 유도
대기업 출퇴근 조정으로 '수요 분산'…절감계획 제출요청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있다.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정부가 민간 차량까지 포함한 '의무 5부제' 도입 시점을 원유 수급 '경계' 단계로 늦추고, 당장은 공공부문에 한해 시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는 중동 사태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강제 시행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 민간은 우선 자율 참여로 유도하면서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참여를 요청하는 형태다.

24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 같은 에너지 수요 절감 중심 대응계획을 보고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25일부터 공공부문은 승용차 5부제를 의무 시행하고, 민간은 자율 참여를 원칙으로 하되 향후 원유 수급 상황이 악화해 '경계' 단계가 발령될 경우 의무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장애인 사용 자동차, 임산부·유아(미취학 아동) 동승 차량, 전기차와 수소차 등은 취약계층 보호와 정책 일관성을 고려해 제외하는 방향이다. 김 장관은 "적용 대상은 약 2370만대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민간까지 포함한 강제 5부제 도입을 검토하던 것에서 한발 물러선 조치다. 정부 내부에서는 자영업자와 화물차주, 지방 거주자 등의 이동권과 생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적용 범위와 강제성 수준을 두고 막판 조율이 이어져 왔다.

특히 지방의 경우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아 차량 운행 제한이 곧바로 출퇴근과 물류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부터 시행하고 민간은 자율 참여를 병행하는 절충안이 유력하게 떠오른 상황이다.

정부는 교통 수요 분산을 위해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시적 출퇴근 시간 조정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석유류 사용량이 많은 상위 50개 업체에는 에너지 절감 계획 제출을 요청하고, 목표 달성 시 금융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청주시 소재 자영 알뜰주유소를 방문해 탱크로리 입하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16 ⓒ 뉴스1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는 액화천연가스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전원 믹스를 조정한다. 미세먼지 영향이 적은 날에는 석탄 발전 가동 제한을 완화하고, 정비 중인 원전 5기를 5월까지 재가동해 발전 여력을 확보한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7GW 이상을 연내 보급하고 에너지저장장치 1.3GW를 확충해 수입 에너지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정부는 이미 18일 원유 관련 자원 안보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한 상태다. 중동 사태 장기화와 LNG 수급 변수까지 겹치면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에너지 수급 위기가 엄중한 만큼 정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다소 불편이 따르더라도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국민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