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시설 보조금, '예금토큰'으로 푼다…정부, 세계 최초 적용

디지털화폐 활용…국고보조금, 현금 아닌 예금토큰으로 받아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방지·정산기간 단축 기대"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정부가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 보조금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지급수단인 '예금토큰'으로 지급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예금토큰을 국고보조금 집행에 적용하는 것은 세계 최초로, 재정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실험이다.

재정경제부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련 시범사업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사업기관용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을 활용해 국고보조금 지급·정산 방식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디지털화폐·예금토큰 실거래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지만, 국가사업에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디지털화폐란 중앙은행(한은)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제조·발행·유통하는 디지털 형태의 화폐로, 기존 법정화폐와 동일한 가치를 가지며 주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발행한다.

예금토큰은 은행에 예치된 예금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디지털 토큰을 말한다. 기업은 물론 개인이 물품·서비스 구매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지급수단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은행들만 이용할 수 있는 기관용 디지털 화폐를 발행한다. 시중은행들이 고객 송금을 최종 정산할 때 한은에 맡겨둔 지급준비금을 활용하듯이, 새로운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기관용 디지털 화폐가 그 역할을 하게 된다.

일반 국민은 한은이 아닌 각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예금 토큰을 사용하게 된다.

새 시스템은 기후부의 '전기차 충전시설 구축 사업' 중 중속 충전시설(최대출력 30~50kW, 300억 원) 사업에 적용된다.

보조사업자인 한국환경공단은 오는 5월 사업대상자를 공모하고 6월 선정 후 보조금을 예금토큰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재경부는 이번 예금토큰 활용으로 국고보조금 지급 과정 관리, 부정수급 방지, 정산 기간 단축 등 재정 집행의 투명성·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이번 협약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재정 집행 혁신의 출발점으로 국고금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며 "2030년까지 국고금 집행의 4분의 1을 디지털화폐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관계부처 협의, 시중은행 간담회 등을 통해 디지털화폐 활용 사업을 적극 발굴·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협약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과정의 재정 집행을 더욱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혁신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올해 중속 충전시설 구축 사업에 예금토큰 기반 시범사업을 차질 없이 적용하고, 관계기관과 함께 제도적 보완과 현장 개선을 병행하여 집행 혁신을 함께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블록체인 기반의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 생태계 형성의 마중물이 되고 우리나라 지급결제 시스템은 물론 재정 집행 방식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디지털화폐 인프라를 계속 확장해 블록체인 기반 국고금 집행이 성공적으로 이행되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