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해지하고 미용실 대신 바리캉"…'불황형 소비' 확산

실질 소비지출 감소…주류·보험 줄었지만 담배·복권은 증가
캠핑·헬스·미용 지출 줄어…반려동물 지출은 22.3% 늘어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복권 판매점.ⓒ 뉴스1 장수영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해 실질 소비지출이 5년 만에 감소로 돌아선 가운데 담배·복권 등 이른바 '불황형 소비'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둔화로 가계 지출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미래 대비 성격의 보험이나 여행·캠핑 등 여가 관련 소비는 줄어드는 등 소비 구조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물가 영향을 제외한 가구당 월평균 실질 소비지출은 252만 445원으로 전년보다 0.4% 감소했다. 실질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담배·복권 소비는 늘고 주류·보험 지출은 줄어

기호식품인 담배 소비는 증가한 반면 주류 소비는 감소했다.

지난해 실질 담배 소비액은 2만 647원으로 전년보다 2.8% 늘며 201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주류 실질 소비액은 1만 5097원으로 전년보다 5.3% 줄며 4년 연속 감소했다.

통상 주류와 담배 소비는 함께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난해에는 담배 소비만 증가한 셈이다. 경제 부진 등으로 흡연율이 다시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인 복권 지출액도 증가했다.

복권 지출액은 650원으로 전년보다 4.5% 늘었다. 경기 불확실성과 자산시장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소액으로 기대 수익을 얻으려는 소비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또 소득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주거비 부담 등도 복권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반대로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 소비는 감소했다. 보험료 지출액은 6만 963원으로 전년보다 4.3% 줄었다.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향후 혜택을 받는 보험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1인 가구와 비혼 가구, 맞벌이 가구 증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 자료사진.ⓒ 뉴스1 박정호 기자
캠핑·헬스 인기 시들…반려동물 지출은 증가

캠핑 및 운동 관련 용품(-4.8%)·여행(-1.6%)·숙박(-4.5%) 등은 소비가 감소한 반면 반려동물 및 관련 용품 지출은 증가했다.

캠핑 및 운동 관련 용품 소비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9년 이후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에는 감소로 전환됐다. 코로나19 이후 운동·야외활동 수요가 일부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반려동물 관련 지출액은 9219원으로 전년보다 22.3% 늘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미용실 비용을 아끼려는 수요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미용실, 이발소 등 이미용 서비스 소비액은 3만 170원으로 전년보다 1.2% 줄었지만, 이미용 기기 지출은 2047원으로 전년보다 14.7% 증가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