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신사업 띄워 100억 '꿀꺽'…개미 울린 주식시장 탈세 2576억 추징

국세청, 주가조작·먹튀 등 불공정 탈세 27개 기업 세무조사…30건 검찰 고발
페이퍼컴퍼니로 자금 빼돌려 호화 전세금 펑펑…자녀 헐값 증여로 64억 챙기기도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 세무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국세청 제공)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허위 공시해 주가를 띄운 뒤 회사 자금 100억 원을 빼돌려 호화 생활을 누린 주가조작 세력 등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자들이 국세청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세청은 주식시장을 교란해 부당 이득을 챙기고 세금을 탈루한 27개 기업 및 관련인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총 2576억 원을 추징했다고 5일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25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집중 조사를 벌인 결과 총 6155억 원의 소득 탈루액이 확인됐다. 국세청은 사안이 엄중한 30건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 조치를 완료했고 16건은 통고처분했다. 주요 탈세 유형은 허위공시를 통한 주가조작, 기업사냥꾼의 횡령, 지배주주의 사익 편취 등 세 가지다.

(국세청 제공)

우선 허위공시로 시세차익을 챙긴 9개 기업을 조사해 946억 원을 추징했다.

한 상장사 사주는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한 뒤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100억 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빼돌렸다. 신사업 기대감에 치솟았던 주가는 폭락해 결국 상장 폐지됐고 소액주주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반면 사주는 빼돌린 자금 중 30억 원가량을 고액 전세금으로 사용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사주와 법인에 소득세 16억 원을 부과하고 사주와 법인을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경영권을 차명으로 인수해 이득을 챙긴 이른바 '먹튀 전문 기업사냥꾼'과 관련된 8개 기업에 대해서는 410억 원을 추징했다.

한 사채업자는 친인척 등 타인 명의를 이용해 상장사 주식을 분산 취득한 뒤 주가조작 세력과 결탁해 통정 매매를 벌였다. 이를 통해 80억 원 넘는 단기 매매차익을 챙기면서 양도소득세는 탈루했다. 이 사채업자가 주가조작 세력임이 알려지자 주가는 60% 이상 급락했다. 국세청은 차명주식에 대한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등 70억 원을 추징했다.

(국세청 제공)

기업을 사유화해 사익을 편취한 지배주주 등 10개 기업을 대상으로는 1220억 원을 추징했다.

한 상장기업 사주는 비상장회사의 경영권을 자녀에게 헐값에 넘겨주기 위해 임직원을 동원,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주식을 시가의 3분의 1 수준으로 인위적으로 떨어뜨렸다.

이후 조작된 가격으로 자녀에게 주식 7만 주를 증여해 64억 원의 이익을 넘겨주고도 증여세를 축소 신고했다가 국세청에 적발돼 총 90억 원을 추징당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주식시장 전반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불공정 거래를 끝까지 추적하고 엄단할 예정"이라며 "단순히 경제적 이익을 환수하는 것을 넘어 주가 조작범 등 시장교란 세력이 시장에서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