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제품인데 '친환경' 광고…인조가죽 '그린워싱' 광고 53건 적발

소비자원, 국내 주요 오픈마켓 인조가죽 제품 친환경 위장 광고 조사
일부 제품 소재 표시 누락·'에코레더' 등 포괄적 표현 남용

충북 음성군 한국소비자원 전경(소비자원 제공) ⓒ 뉴스1 이철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시중에 판매되는 인조가죽 제품들이 석유화학 기반의 소재로 만들어져 내구성과 생분해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성'을 내세워 소비자 오인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품은 소재 표시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국내 주요 6개 오픈마켓에서 판매 중인 인조가죽 제품의 친환경 위장(그린워싱) 표시·광고 실태를 조사해 총 53건의 부당광고를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부당광고 53건을 분석한 결과 친환경적 표현을 '상품명'에 사용한 경우가 67.9%(36건)로 가장 많았고, '광고 내용'에 사용이 18.9%(10건), '제품정보'에 사용이 11.3%(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53건의 부당광고를 게재한 27개 사업자는 인조가죽 제품 생산 시 동물을 죽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에코레더'와 같은 친환경적 표현을 사용해 광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인조가죽이라는 이유로 특별한 근거 없이 '에코레더'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부당광고에 해당할 수 있다. 석유화학 기반의 소재로 만들어진 인조가죽 제품은 생산 단계에서 다이메틸폼아마이드 등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물질을 배출하고, 내구성과 생분해성이 낮아 사용·폐기 단계에서도 친환경적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품목별로는 '의류'가 26.4%(14건)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방' 17.0%(9건), '가구(소파)' 9.4%(5건), '패션잡화(지갑·머리띠)' 3.8%(2건) 순이었다.

이들 제품은 환경성이 개선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거나 범주를 한정하지 않은 채 ‘에코레더’, ‘자연을 담은’, ‘환경친화적’ 등의 포괄적인 환경성 표현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에 따르면 포괄적인 용어를 사용하려는 경우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일부 제품의 경우 소재 표시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표시하지 않거나 잘못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 '가방', '가구', '패션잡화'의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에 따라 판매페이지 제품정보에 소재를 표시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 해당 4개 품목(30건) 중 43.3%(13건)는 이를 표시하지 않았고, 20.0%(6건)는 '에코레더' 등으로 잘못 표시했다.

'안전기준준수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에 따르면 제품 소재가 합성가죽인 경우 ‘인조가죽(합성가죽)’ 또는 ‘합성가죽’으로 표시해야 한다.

소비자원은 다른 상품에 비하여 환경적 속성 또는 효능을 개선한 근거가 없음에도 친환경적 용어를 사용해 광고한 사업자에게 해당 표시·광고를 개선하도록 권고했고, 부당광고 53건 모두 삭제 또는 수정 조치했다.

소비자원은 "인조가죽으로 만들어진 제품 구매 시 객관적인 근거 없이 친환경적 표현을 사용하는 광고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seohyun.sh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