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삶의 만족도 6.4점 '제자리'…OECD 38개국 중 33위

우울·걱정 등 부정정서 3.8점으로 반등…50대 사회적 고립도 심화
대인신뢰도 올랐지만 기관신뢰도 하락…의료계·중앙정부 불신 커져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만족도가 전년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과 걱정 등 부정정서는 오히려 늘어났고, 사회단체 참여율도 크게 하락해 사회적 유대감이 옅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데이터연구원이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5 보고서'를 보면 2024년 기준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4점으로 전년과 동일했다. 삶의 만족도는 국민들이 삶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나타내는 주관적 지표다. 2013년(5.7점) 이후 전반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2020년대에 들어와서는 정체된 양상이다.

우리나라의 삶의 만족도는 세계적으로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2021~2023년 3개년 기준으로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6.06점으로 OECD 평균인 6.69점보다 0.63점 낮았다.

OECD 38개국 중 33위로 핀란드(7.74점), 독일(6.72점) 등 주요국에 크게 뒤처지며, 이번 조사에서도 점수가 정체돼 최하위권 탈출이 요원한 상황이다.

소득수준별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가구 소득이 증가할수록 만족도가 높았는데, 월 100만 원 미만 저소득층 삶의 만족도는 5.8점으로 전년(5.7점)보다 소폭 올랐으나 여전히 6.0점을 밑돌았다. 반면 100만~200만 원 미만에서는 6.2점, 300만~400만 원 미만과 500만 원 이상에서는 각각 6.5점으로 집계됐다.

OECD의 '주관적 웰빙 측정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는 핵심 항목인 긍정정서는 2024년 6.8점으로 전년(6.7점)보다 0.1점 올랐다. 반면 어제 얼마나 걱정, 우울감을 느꼈는지 묻는 부정정서는 3.8점으로 전년(3.1점) 대비 0.7점이나 급증했다. 부정정서는 2021년 4.0점 이후 감소 추세였으나 지난해 다시 반등했다.

직업별로는 사무직과 서비스판매직의 부정정서가 3.8점으로 낮았으나, 농림어업직은 4.3점으로 전년 대비 1.2점이나 증가해 가장 높았다.

(국가데이터연구원 제공)
옅어지는 유대감…동창회 줄고 50대 고립도 늘어

사회적 유대감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사회단체에 소속돼 활동하는 사람 비율을 보여주는 '사회단체 참여율'은 2024년 52.3%로 전년(58.2%) 대비 5.9%포인트(p) 감소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2021년부터 증가 추세였으나 다시 크게 꺾인 것이다.

연령별로는 30대(52.3%)와 40대(52.6%)에서 모두 전년 대비 8~9%p 떨어져 감소 폭이 컸다. 단체별로는 동창회(-11.8%p)와 동호회(-2.5%p) 참여가 줄어든 반면 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정당 참여율은 3~4%p 증가했다.

신체적, 정신적 위기 상황에서 집안일이나 이야기 상대 둘 중 하나라도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인 '사회적 고립도'는 2025년 33.0%로 전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7.7%)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성별로는 남성(35.7%)이 여성(30.5%)보다 고립도가 높았고, 특히 50대의 고립도가 37.2%로 전년 대비 2.2%p 뛰어올랐다.

홀로 사는 고령층도 늘고 있다. 독거노인 비율은 2025년 23.7%로 전년(23.3%) 대비 0.4%p 증가했다. 가족관계 만족도와 지역사회 소속감 역시 이번 보고서에서 전기 대비 악화한 지표로 분류돼 공동체 기반이 점차 약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사회 전반의 신뢰 수준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믿는지 나타내는 대인 신뢰도는 2024년 55.7%로 전년(52.7%)보다 3.0%p 상승했다. 연령대별로 19~29세에서 6.6%p, 30~39세에서 6.5%p 오르는 등 30대 이하에서 회복세가 뚜렷했다.

반면 국가나 기관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는 기관 신뢰도는 2024년 49.6%를 기록해 전년(51.1%) 대비 1.5%p 하락하며 2021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기관별로는 전년과 비교해 의료계(-10.6%p)와 중앙정부(-9.8%p)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노동조합(5.1%p)과 종교계(4.1%p)에 대한 신뢰도는 증가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