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중량감 택했다…'확장재정' 이끌 예산처 장관에 친명 4선 박홍근
이혜훈 낙마 한 달 만에 재지명…청문회 리스크 최소화·조직 안정 포석
감세보다 재정 여력 확보 강조…서민·중산층 지원 중심 예산 운용 전망
-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4선 중진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지명되면서 이혜훈 전 의원의 낙마로 장기화된 수장 공백을 해소하고 조직 안정을 꾀하려는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박 후보자가 그간 확장적 재정 운용 필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대통령실의 확장재정 기조에 보폭을 맞출 적임자라는 분석이다.
이번 인선은 앞서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처음 낙점된 이혜훈 전 의원이 인사청문회 문턱을 넘지 못하며 낙마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인사청문회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여당 중진 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워 향후 인사 검증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정책 추진 동력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자는 대선 경선 캠프 비서실장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이재명 대통령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인사다.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을 맡아 국정과제를 총괄한 경험이 있어 향후 중장기 재정 전략 수립 과정에서도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위원장을 맡아 국민주권정부의 청사진을 그려온 정부의 예산을 이끌 적임자"라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지명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지명됐다"며 "막중한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획예산처는 제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직접 기능과 위상을 설계한 조직인 만큼, 그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의 기획예산처는 단순한 예산의 효율적 편성을 넘어 국가의 중장기 전략을 총괄하는 중차대한 역할까지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대도약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힘 있게 떠받치는 톱니바퀴이자 윤활유가 되겠다는 단단한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역량과 비전은 여러 자리를 통해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기획처가 지난 1월 출범 이후 두 달 넘게 수장 공백 상태를 이어온 점도 이번 인선 배경으로 거론된다.
앞서 탕평 인사 차원에서 이혜훈 전 의원을 파격 낙점했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홍역을 치르며 낙마했고, 그 여파로 조직 출범 초기 동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를 감안해 이번에는 인사청문회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여당 중진 정치인을 택함으로써 공백 사태를 조기에 마무리하고 조직 안정을 서둘러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자는 과거 재정준칙 도입 논의 과정에서 확장적 재정 운용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원내대표 시절인 2020년 7월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소위 회의에서 "재정건전성은 국민과 언론이 아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정책이 아니냐. 재정준칙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 확장적 재정방향이 필요한데 이 시점에서 재정준칙을 만들면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준칙 도입에 대해 "자칫 재정운영 스스로 발목을 잡고 논란을 야기하면 안된다"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같은 달 22일에는 "올해 민주당은 예산 심사에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과감히 들어내고 고물가·고금리로 고통받는 서민과 중산층을 지원하는 예산은 확실하게 증액할 것"이라고 밝히며 서민 지원 중심의 재정 기조를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재벌 대기업과 부자들은 챙기면서 정작 어려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서민들의 고통은 외면하겠다는 것인가. 국채발행은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감세로 세수가 줄어들면 무슨 돈으로 서민을 지원할 것인가"라고 비판하며 "소수 재벌 대기업 등에 혜택이 집중되는 법인세 감세 등으로 국가 재정이 축소되는 일은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이는 박 후보자가 감세보다는 재정 여력 확보를, 기업 지원보다 서민·중산층 지원을 우선하는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해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박 후보자가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발맞춰 재정의 역할을 강화하고, 국정 철학을 예산에 반영하는 정책 설계에 주도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 내부에서도 기대감이 감지된다. 기획처 관계자는 "국정기획분과는 이견 조정 기능을 맡았던 조직"이라며 "박 후보자는 양측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데 강점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조직개편TF와 재원조정, 국민주권TF 등에서도 조정 능력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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