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2.0%로 상향…"반도체 경기 개선세 확대"(종합)

올해 1.8%→2.0%로 상향 조정…소비 회복 확대·건설투자 회복은 더뎌
AI 성장 가속화할 때는 올해 2.2% 성장…투자 수익성 줄면 1.8% 예상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 뉴스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기 개선 움직임과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경제 흐름을 반영해 지난해 11월 전망(1.8%)보다 성장률을 0.2%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향후 성장 경로의 핵심 변수로 반도체 경기와 글로벌 통상환경을 꼽았다.

올해 경제 성장률 2.0%로 상향…반도체·세계경제 호조 반영

한은은 26일 발표한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1.8%)보다 0.2%p 높아진 수준이다. 내년 성장률은 1.8%로 전망했다.

한은은 "미국 관세 영향과 건설투자의 더딘 회복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 개선세 확대,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경제 흐름 등에 힘입어 2.0%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에는 소비 회복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중심의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성장률이 0.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이후에도 소득여건 개선에 따라 소비 회복세가 완만하게 확대되고,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호조가 이어지면서 양호한 성장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문별로 보면 올해 민간소비는 1.8%, 설비투자는 2.4%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건설투자는 1.0% 증가에 그치며 회복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반도체 등 IT 제조업이 올해 성장률에 0.7%p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건설투자 회복 지연은 성장률을 0.2%p 정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증가율은 2.1%로 완만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2%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2.1%)보다 0.1%p 상향 조정된 수치다.

수요 측 압력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전자기기·보험료 등 일부 품목의 비용 상승 요인이 반영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물가 상승률은 2.0%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1700억달러로 전망했다. 지난해 전망(1300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 확대가 주된 요인으로 제시됐다.

고용은 다소 둔화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올해 취업자 수는 17만 명 증가해 지난해(19만 명)보다 증가 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15만 명 늘어 증가 폭이 더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한은은 "전체 취업자 수는 생산연령인구 감소 등으로 증가 규모가 줄어들겠지만 민간고용은 서비스업 업황 개선과 건설경기 부진 완화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제공)
AI 성장 가속화 or 과잉투자 갈림길…성장률 1.8~2.2% 변수

한은은 이날 경제전망에서 AI 반도체 경기를 주요 변수로 제시하며 대안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올해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율이 10% 내외로 둔화한다는 기본 전제하에 성장률 전망치 2.0%를 도출했다.

피지컬 AI 확산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는 '낙관 시나리오'에서는 수출물량 증가율이 지난해(16%) 수준에 근접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2.2%로 기본 전망보다 0.2%p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성장률도 0.3%p 상향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 경우 수요 압력 확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p 높아질 것으로 봤다.

반면 AI 투자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고 데이터센터 확충 과정에서 전력 부족 등 병목이 심화되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성장률이 1.8%로 0.2%p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 경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올해 6% 내외, 내년 3% 내외로 둔화하는 상황을 가정했으며 내년 성장률은 0.3%p 하락한 1.5%로 전망됐다. 물가 상승률도 0.1%p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향후 성장 경로에는 반도체 경기, 글로벌 통상환경,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물가는 유가와 환율 움직임이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