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천피' 증시 호황에 짐 싼 예금…2년 이상 장기물 역대 최대 폭 감소

전년비 7.7조 급감해 통계 작성 이래 최대…외환위기 때의 2배
단기 예금엔 6조 몰려…투자자예탁금 한 달 새 10조 이상 급증

코스피 지수가 장 시작과 함께 6000포인트를 돌파한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시황이 표시되어 있다. 2026.2.25 ⓒ 뉴스1 최지환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최근 코스피 6000선 돌파 등 증시 강세로 은행권의 장기 예치 수요가 급감하면서, 2년 이상 장기 정기예금 잔액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만기 2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52조 9860억 원으로 전년 말(60조 6988억 원) 대비 7조 7128억 원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1991년 이후 연말 잔액 기준으로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감소액(3조 6137억 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반면 만기가 1년 미만인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406조 332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말과 비교해 6조 261억 원 늘었다.

2년 이상 자금을 예치해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단기적으로 자금을 굴리며 주식 등 투자처를 찾으려는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단기 예금을 운용하다가 투자금으로 전환하려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설명했다.

금리 측면에서도 장기 정기예금의 매력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36개월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2.4~2.6% 수준이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연 2.5%와 큰 차이가 없다.

반면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연 2.7~2.9%에 달한다. 시장 변화에 맞춰 금리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단기 예금을 은행들이 선호하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 규모는 증시 활황과 함께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8조 2901억 원으로 한 달 만에 10조 원 이상 급증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