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생분해 코팅 비료 개발…탄소·플라스틱 동시에 잡는다
EU 규제 앞두고 선제 대응…생분해 코팅 비료 상용화
메탄 64%↓, 비료 47%↓…"친환경 비료 기술 성과"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글로벌 탄소중립 규제가 강화하는 가운데 농촌진흥청이 난분해성 플라스틱을 대체할 '생분해성 수지 코팅 기술'을 개발, 친환경 비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유럽연합의 관련 규제 시행을 앞두고 국내 농업이 선제 대응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농진청은 산업체와 민관 협력으로 기존 완효성 비료의 단점을 보완한 '생분해성 수지 코팅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 구축 기반을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이 전 세계 농업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유럽연합이 오는 2028년 10월부터 비료 내 난분해성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농업 투입재의 친환경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농진청의 이번 친환경 비료 기술은 이런 국제 규제 흐름 속 선제적인 대응으로 평가된다.
이번 기술은 단순한 소재 변경 수준을 넘어, 비료 효율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도 남다르다.
시험 재배 결과 비료 사용량 46.7% 감소, 메탄 배출량 63.9% 감소라는 수치는 농업 분야 탄소 감축 기술로서의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는 생산성·환경성·경제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차세대 농업 투입재' 모델로 평가된다.
완효성 비료는 비료 알갱이 표면을 코팅해 영양분이 서서히 녹도록 만든 제품이다. 시비 횟수를 줄여 노동력을 절감하고, 성분 유실을 줄여 환경오염을 낮추는 장점 때문에 농업 현장에서 널리 쓰인다. 문제는 대부분 코팅 재료가 난분해성 플라스틱이라 토양에 잔존한다는 점이었다.
이번 기술의 핵심은 기존 폴리에틸렌 대신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석시네이트(PBS), 폴리젖산(PLA)을 혼합해 코팅 소재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생분해성 소재는 쉽게 분해돼 비료 방출 속도 조절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데, 연구진은 코팅 분해 속도와 비료 용출 속도를 동시에 제어하는 설계 기술로 이를 해결했다.
그 결과 작물 재배 기간에 맞춰 영양분이 공급되고, 사용 후 코팅은 토양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실제 퇴비화 조건(약 58℃)에서 6개월 동안 코팅 수지의 90%가 분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토양 내 미세플라스틱 잔존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미 한 산업체가 해당 기술을 적용한 제품 양산 체계를 구축했으며, 농진청은 이를 '우량비료 1호'로 지정했다. 올해는 고추·배추 시험 재배, 2027년 현장 실증, 2028년 신기술 시범사업까지 단계적 보급 로드맵도 마련했다.
성제훈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완효성 비료에 생분해성 수지를 코팅하는 기술은 노동력과 비료 사용량 감소 등의 직접적 효과는 물론, 농경지 미세플라스틱 발생 최소화, 탄소중립 실현 등에도 이바지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민관 협력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술 개발과 현장 보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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