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벚꽃 추경' 추진?…관건은 '요건 충족·재원 조달'
창업·문화예술 지원 시사…경기 회복에 힘 실리는 '추경 불씨'
추경 요건 등 따져봐야…국채발행 없다면 초과세수 등 재원 나와야
- 이철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연이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언급하면서, 추경 편성이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역성장으로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추경 시기는 6월 지방선거 전인 '벚꽃 추경(봄 추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가재정법상 추경 요건에 해당하는지 검토가 필요하고, 재원 확보 방안 역시 고민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1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올해 들어 다양한 사안에서 연이어 추경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를 열고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와 관련해 "국가 창업 시대를 열겠다고 하면서 1년에 한 번만 하는 것은 너무 적은 것 같다"며 "확보된 예산이 없고 추경이 언제 될지 몰라서 그러는 것 같은데, 예산을 쪼개서 쓰고 후반기 부분은 추경해서 (예산을) 확보해서 진행해도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문화예술지원이 너무 부족하다"며 "추경을 해서라도 토대를 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16일 국무회의에서는 "앞으로 추경을 편성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했고, 27일 국무회의에서도 "지방정부 체납관리단의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올해 내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안 할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이후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원론적인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추경 가능성을 사실상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초 2.95%에서 지난 30일 기준 3.138%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역시 3.38%에서 3.607%로 뛰었다.
국내외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6월 지방선거 전에 추경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외 전망치 컨센서스(0.2%)를 크게 밑돈 수치다.
이같은 상황에도 한국은행은 고환율, 가계부채 등의 이유로 기준금리를 낮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경기부양은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가 이르면 3월 10조 원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씨티는 이번 추경이 현실화할 경우 향후 1년간 경제성장률을 최대 0.15%포인트(p)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추경의 관건은 국가재정법상 요건과 재원 조달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재정법은 추경 편성 요건을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등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경에 문화·예술계 산업 지원을 반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추경 재원 조달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규모 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21일 기자회견에서 "추경의 기회가 있다면 좀 문화예술분야를 늘려야 되겠다고 했더니, 추경한다고 소문이 나서 몇조, 몇십조 원씩 국채 발행해서 추경한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추경을 편성하려면, 각종 기금의 여유 재원을 활용하거나 기존 예산을 구조조정을 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올해 예산은 이미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마련된 집행 계획이라, 남는 재원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초과 세수가 발생한다면 이를 활용한 추경 편성이 가능해진다. 앞서 정부는 2016년, 2017년, 2021년 2차, 2022년 2차 추경 당시 초과 세수를 활용해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4월 윤곽이 드러나는 법인세 세수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도 21일 기자회견에서 "세원이 여유가 생기고 추경 기회가 생기면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늘리겠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예산 편성의 주무 부처인 기획예산처 장관은 현재 공석이다. 다만 정부는 지난해 6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석인 상황에서 추경안을 편성·집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차관 주도로 추경안이 편성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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