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 '이혜훈' 논란 속 동력 상실…"장관 없이 예산정책 정체 우려"
인사 논란 장기화에 정책 조율 기능 약화…정권 초반 부담 요인
이번주 임명 여부 '촉각'…재정개혁·지출 구조조정 추진력 시험대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18년 만에 부활한 기획예산처가 출범 초반부터 수장 리스크에 발목이 잡히며 정책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초대 장관으로 지명된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 인사청문회를 거치며 오히려 증폭되자, 임명 여부와 무관하게 예산·재정 컨트롤타워의 정책 추진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관가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25일 관가와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지, 혹은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 수순을 택할지를 두고 내부 기류도 엇갈리고 있다. 당초 보수 인사를 등용해 통합 인선의 상징성을 살리겠다는 점에서 임명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인사청문회를 기점으로 각종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면서 판단이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청문회에서는 보좌진 갑질·폭언 의혹과 영종도 부동산 투기, 반포 원펜타스 아파트 부정 청약 논란, 자녀 병역·취업 특혜 의혹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여기에 장남의 연세대 입학 과정에서 '사회기여자 전형'이 활용된 배경을 둘러싼 특혜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도덕성 검증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장남 부부의 혼인 관계를 둘러싼 해명 과정에서는 의혹 해소보다는 논란을 키웠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문제는 인사 결과와 무관하게 기획예산처의 정책 추진력에 이미 상당한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획처는 내년도 예산 편성 방향 설정과 중기재정운용계획 수립, 부처 간 재정 사업 조정 등 정부 재정 운용의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출범 이후 20여 일이 지나도록 장관 임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요 현안에 대한 최종 판단은 직무대행 체제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임기근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아 예산 편성 실무를 이끌고 있지만, 정치적 조율이 필요한 사안까지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각 부처의 반발을 수반하는 지출 구조조정이나 재정개혁 과제는 장관급 리더십 없이는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설령 이 후보자가 임명되더라도 부담은 남는다. 도덕성 논란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장관직에 오를 경우, 상당 기간 의혹 해명과 방어에 에너지가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경우 예산·재정 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기획예산처의 존재감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반대로 후보자 낙마 역시 기획처로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출범 초기 수장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예산편성지침 마련, 재정전략회의 준비 등 핵심 일정이 줄줄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 인사와 조직 정비 역시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기획예산처의 현재 상황을 두고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과의 대비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에는 대통령의 신임 아래 기획처가 예산 편성과 재정개혁을 주도하며 정책 조율의 중심 역할을 맡았지만, 이번에는 출범과 동시에 수장 리스크가 불거지며 정책 추진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다.
관가의 한 관계자는 "적임자를 찾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겠으나 출범 초반 정책 구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재정 정책의 중심이 흔들리면 국정 전반에도 파장이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freshness41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