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인투자자 달러 가수요 억제 위한 거시건전성 조치 검토
재경부 "거시경제 안정성 위해 조치 준비…금융기관이 우선"
"올해 1.9% 성장·경상수지 1360억 달러 예상…금리격차도 줄어"
- 임용우 기자,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심서현 기자 = 정부가 금융기관을 통해 개인투자자의 달러화 가수요를 억제할 거시건전성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급격한 환율 상승의 배경에 국내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달러 가수요가 있다고 보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규제를 도입해 개인의 달러 접근성에 영향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원화 가치의 급격한 약세를 우려하는 '구두 개입성' 메시지를 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이를 달러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도 반영됐다.
최지영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거시경제 안정성을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조치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최 관리관은 "그간 준비해 온 중요한 정책들이 아직 실행 단계에 이르지 못했고, 국민연금의 뉴 프레임워크 역시 구체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강한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원화 수준은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건전성 조치는 개인과 금융기관이 대상이 될 것"이라며 "개인의 일부 거래에 대해서는 건전성 차원에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개인의 달러 거래에 대해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 관리관은 "금융기관을 통해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 가능하다"며 "개인에 대한 조치를 배제하지는 않지만, 우선적으로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금융기관에 대한 거시건전성 조치가 결과적으로 개인들의 거래 행태를 변화시키고 유도할 수 있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새로운 정책을 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간 200억 달러 규모로 추진되는 대(對)미 투자와 관련한 외환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미국과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최 관리관은 "협상 팩트시트에도 명시돼 있듯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돼야 한다"며 "무질서한 변동성이 발생할 경우 투자 시한 변경을 요청할 수 있고, 미국 측도 이를 고려하기로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미 투자로 인해 외환시장에 엄청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현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며 "200억 달러는 마일스톤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집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대미 투자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조하다는 근거로는 성장률과 경상수지를 제시했다. 최 관리관은 "지난해 우리 경제는 1% 성장했고, 정부는 올해 1.9%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며 "잠재성장률에 근접해 가는 흐름으로, 지난해에 비해 성장세가 한층 견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지난해 경상수지는 11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는 136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본수지 측면에서도 여건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되는 한·미 금리 격차에 대해서는 "미국은 금리를 인하하고 있고 우리는 금리를 동결하면서 격차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이러한 여건을 감안하면 현재 원화의 움직임은 설명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앞서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도 최근 원화 가치 하락과 관련해 "한국의 강력한 펀더멘털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외환시장에서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5원 내린 146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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