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투자 늘어도 환헤지 통해 환율 영향 최소화해야"

강경훈 동국대 교수 "해외투자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 어려워"
"한은 기준금리 인상 여지 필요…기관간 정책 공조체계 확립해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표시가 나오고 있다. 2026.1.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임용우 기자 =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늘어나더라도 전략적 환헤지를 병행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미 간 금리 역전 상황이 장기간 지속하고 있는 점이 최근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경제학회·한국금융학회·외환시장운영협의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2026년 외환시장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최근 외환시장 수급구조 평가 및 정책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은 '외환시장 환경 변화와 정책 과제'를 주제로 외환시장 수급 구조를 점검하고 정책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 교수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자국편향이 높은 편이라며, 환율 안정을 위해 환헤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2007년 해외투자 환헤지 정책을 도입했으나 이후 헤지 비율을 점진적으로 축소했다. 2009년에는 해외 주식과 대체투자의 최소 헤지 비율을 0%로 낮췄고, 2015년에는 해외채권의 최소 헤지 비율도 0%로 조정했다.

강 교수는 "국민연금은 국제 자본자산결정모형이 제시하는 자국편향 지수가 주요국 연기금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환율 방어를 위해 해외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는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인 만큼 안전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연금은 생애주기가 있는 특수한 자산이기 때문에 환헤지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환헤지 수단으로 선물환, 통화옵션, 통화스와프, 외화차입, 외화채권 발행 등을 제시했다. 특히 외화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원화 자금은 국내 채권 투자로 이어질 수 있어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헤지 비용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차이 정도로 볼 수 있다"며 "현재는 국내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 헤지 비용이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국내 금리가 미국보다 높은 기간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강 교수는 "내외 금리 역전이 최근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고금리 통화가 강세를 보이지만 내외금리차 역전 기간 중 실제 달러·원 환율은 물론 자본 유출입 방향도 시기마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 방향에서 추가 인하 여부와 시기만 언급하면서 한은의 전략적 모호성이 사라졌다"며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로 인해 한은이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형성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대 최장 기간 유지되고 있는 한·미 금리차 역전 상황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여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연달아 발표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의 효과와 관련해 강 교수는 연속적인 안정화 조치가 산발적인 대책으로 보일 수 있는 만큼 기관 간 공조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강 교수는 지난해 말 정부가 발표한 외환건전성 제도 탄력적 조정 방안,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연장, 국내투자·외환안정 관련 세제 지원 대책 등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직접 개입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강 교수는 "외환보유액이 4280억 달러 수준이지만 40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갈 경우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졌다는 인식이 강해진다"며 "정부가 실제로 가용할 수 있는 외환자금은 수백억 달러에 불과해 직접 개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