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시간 근로' 174만명 역대 최대…수도권 2가구 중 1가구 '셋방살이'
'한국의 사회동향 2025'…고용 질 저하·주거 불안 여전
사교육비 총액 27조 돌파…소득 상위 20%, 하위 20%보다 여가비 6배 더 써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가 174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도권 거주 가구의 45% 이상은 자기 집 없이 전·월세 등 임차 형태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거 불안정성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득 수준에 따른 여가 생활의 양극화도 뚜렷했다. 고소득층이 저소득층보다 오락·문화 비용을 6배 가까이 더 지출하는 등 '여가 불평등'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2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의 사회동향 2025'를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주당 취업 시간이 1~17시간인 초단시간 근로자는 174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취업자의 6.1%에 해당하는 수치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2015년 86만 6000명(3.3%)에 불과했으나, 약 10년 사이 2배가량 급증했다. 연평균 증가율 역시 상용근로자 증가율을 크게 웃돌며 노동 시장 내 비중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과 노년층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학업과 병행하는 청년 아르바이트생과 은퇴 후 소일거리를 찾는 고령층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구진은 노동 시장의 유연성이 높아진 측면도 있으나, 안정적인 일자리가 부족해진 고용의 질적 저하를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거비 부담은 수도권에 집중됐다. 2023년 기준 수도권의 임차 가구 비율은 45.2%를 기록해, 광역시(37.8%)나 도 지역(29.3%)보다 월등히 높았다. 수도권 거주 가구 2곳 중 1곳 가까이는 '내 집'이 없는 셈이다.
높은 임대료는 가계 살림을 압박하는 주요인으로 꼽혔다. 수도권 임차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은 20.3%로 조사됐다. 이는 번 돈의 5분의 1을 고스란히 주거비로 지출한다는 의미다. 반면 비수도권인 광역시(15.3%)와 도 지역(13.0%)의 RIR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 등으로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지면서 주거비 지출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적 여유가 여가의 질을 결정하는 '여가 양극화' 현상도 뚜렷했다. 2023년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오락·문화 지출은 하위 20%(1분위) 가구보다 5.8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주의 학력에 따라서도 차이가 발생했다. 대졸 이상 가구는 전체 소비 지출 중 8.2%를 오락·문화비로 쓴 반면, 고졸 이하 가구는 5.9%에 그쳤다. 소득과 학력이 높을수록 여행, 공연 관람 등 적극적인 여가 활동을 향유하는 비율이 높았다.
보고서는 저소득층의 경우 여가 비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으며, 이는 삶의 만족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출생 기조 속에서도 자녀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은 오히려 늘었다.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7조 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체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78.5%를 기록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의 참여율이 86.0%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75.4%), 고등학교(66.4%)가 뒤를 이었다. 입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교육 시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목별로는 국어, 영어, 수학 등 일반 교과 사교육비 비중이 여전히 높았다. 맞벌이 가구 증가로 인한 '돌봄 공백'을 학원이 메우는 현상도 사교육비 증가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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