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전망 '1년 점도표' 도입 검토…"예측 가능성 높인다"(종합)
'3개월 후 금리전망'→'1년 점도표' 개편 추진…"제시방식은 논의 중"
대외 불확실성 큰 韓 경제…금리 전망 확대, 정책 결정과 괴리 우려
-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결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3개월 후 금리 방향 전망을 제시하는 형태에서 1년 이내의 금리를 직접 제시하는 '점도표'(dot plot) 도입을 검토한다.
김병국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장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과제: 커뮤니케이션과 정책수단' 콘퍼런스에서 '조건부 금리전망 도입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김 팀장은 경제주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대부분의 응답자가 '3개월 내 금리전망'이 정책 커뮤니케이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금리 예측 시 주요 변수로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2022년 10월부터 '금통위원의 향후 3개월 내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3개월 내 금리전망)'을 제시해 왔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시장 참가자의 기준금리 기대 형성과 시장금리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김 팀장은 "금통위 발표 직후부터 총재 기자회견 과정에서 금통위원들의 메시지가 구체화되며 단기금리가 반응하는 양상이 나타난다"며 "또한 채권시장 서베이로 확인한 시장의 정책금리 전망도 3개월 금리 전망 도입 이후 중앙은행 전망과의 평균 오차가 줄어드는 흐름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한 뒤 이창용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구두 답변을 통해 향후 3개월 기준금리 방향에 대한 금융통화위원들의 의견 분포를 공개하고 있다.
실증 분석 결과, '3개월 내 금리전망'의 효과는 예측 가능성·신뢰성·정보력 측면에서 정량적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주요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기물을 중심으로 시장금리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고, 통화정책방향 결정 당일의 시장금리 변동성도 축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3개월 전망은 주요국의 금리전망이나 점도표에 비해 시계가 다소 짧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제시 방식의 해석 문제도 남아 있다. 현재는 특정 금리 수준을 제시하기보다 가능성’을 언급하는 방식인데, 그 가능성이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지 객관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예컨대 동결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표현이 50% 이상을 뜻하는지, 혹은 10%만 돼도 언급하는 것인지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1년 이내 시계에서 복수 전망치를 제시하는 방식 등을 모의실험(Pilot Test)해왔다.
제시 방식 측면에서는 기존의 가능성 언급에서 벗어나 미 연준의 점도표와 유사하게 위원들이 각자 전망을 점으로 표시하는 방식이다.
한은은 소규모 개방경제 특성상 불확실성이 큰 점을 반영해, 단일 전망치가 아니라 복수의 전망치를 제시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는 각각의 금통위원이 베이스라인 전망에 점을 하나 찍고, 추가로 대안 시나리오 하에서의 전망을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다.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과 리스크 분포를 보다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 팀장은 "전망 시계 확장과 점도표 방식 도입은 중·장기 시계의 금리 전망 제시를 통해 통화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복수 전망치를 제시하면 점도표의 분포가 확대돼 '명확한 시장 신호'를 제시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수 의견이 찍힌 구간이 시장에 단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질 우려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 팀장은 "시계를 1년으로 늘릴수록 점도표의 분산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큰 한국 경제에서는 금리 전망 분포 확대가 실제 정책 결정과의 괴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망 시계 확장 시 기존 3개월 전망을 유지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시계를 확장했을 때 3개월 전망에 추가하는 방식으로 갈지, 아니면 3개월 전망을 제시하지 않고 더 긴 시계만 제시할지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향후에도 파일럿 테스트를 이어가는 한편, 경제주체들과의 소통을 통해 전망 시계와 제시 방식 등 운용 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다.
thisriv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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