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왕' 권혁·'쌍방울' 김성태 고액체납 명단에…1만명 명단 공개
총 7조원 규모…권혁 회장 3900억원 체납 '불명예 1위'
재산 은닉하고 호화생활 6명은 '감치' 결정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선박왕'으로 불리는 권혁 시도상선 회장(75)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57)이 수천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세금을 내지 않아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국세청은 12일 고액·상습체납자 1만 1009명의 인적 사항과 체납액을 국세청 누리집을 통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명단 공개 대상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체납 발생일로부터 1년이 지나고 국세 체납액이 2억 원 이상인 납세자다.
올해 신규 공개 대상자는 개인 6848명(4조 661억 원), 법인 4161개(2조 9710억 원)다. 총 체납액은 7조 371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8475억 원 증가했다.
개인 최고 체납자는 선박 임대업을 운영하는 권혁 시도상선 회장이다. 권 회장은 종합소득세 등 4건, 총 3938억 원을 체납해 불명예 1위에 올랐다.
권 회장은 법인 체납 명단 상위권에도 이름을 올렸다. 법인 최고액 체납자는 권 회장의 제2차 납세의무자인 시도탱커홀딩(1537억 원)이며, 2위 시도홀딩(1534억 원), 3위 시도카캐리어서비스(Cido Car Carrier Service Ltd·1315억 원) 등 상위 1~3위가 모두 시도상선 관련 법인이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도 고액체납자 명단에 포함됐다. 김 전 회장은 증여세 등 5건, 총 165억 원을 체납해 개인 체납액 상위 10위에 올랐다.
이번 공개 명단에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유명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 체납액 상위권에는 권 회장에 이어 △최은태(42·제우스1호 투자조합, 538억 원) △신동옥(90, 452억 원) △강경완(42·주식회사 붉은악마, 403억 원) △리광판(LI GUANGFAN·41·주식회사 한중신속무역, 281억 원) △박상진(57·블루홀, 178억 원) △서정주(45·주식회사 올뉴, 176억 원) △이락범(45, 171억 원) △최성환(56·씨앤엘, 169억 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법인 중에는 시도상선 계열사들에 이어 △주식회사 선유인터내셔널(여행업, 428억 원) △주식회사 올뉴(정보통신업, 427억 원) △유한회사 젠틀가이(전자상거래, 393억 원) 등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체납자들의 거주 지역을 보면 수도권(경기·서울·인천)이 6658명으로 전체의 60.5%를 차지했다. 체납액 구간별로는 2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체납자가 8591명(78.0%)으로 가장 많았다.
국세청은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세금을 내지 않은 악의적 체납자 6명에 대해 감치(구금)를 의결했다.
이들은 체납 발생을 예상하고 부동산을 미리 배우자에게 증여하거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며 타인 명의 계좌로 수입을 빼돌리는 등 재산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주요 사례를 보면 한 체납자는 배우자 명의로 주택을 취득하고 보유 중인 비상장법인 주식 보관 장소를 숨겼다가 적발됐다. 다른 체납자는 특수관계법인 명의로 임차한 고가 아파트에서 호화 생활을 누리면서 법인 자금 유출에 따른 소득세를 내지 않아 감치 대상이 됐다.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 재산을 찾기 위해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고를 통해 체납액 징수에 기여한 신고자에게는 징수 금액의 5~20%를 적용해 최대 30억 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한다.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서는 강제징수를 적극 추진하고 출국금지, 명단공개 등 행정제재도 철저히 집행할 것"이라며 "은닉 재산을 알고 있다면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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