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독사 3924명, 10명 중 8명이 남성…절반이 5060 남성

인구 10만명당 고독사 7.7명…사망자 100명당은 1.09명
10명 중 4명이 경비원 등에 발견…자살이 13.4%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고독사로 사망한 사람이 3924명으로, 전년보다 263명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사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은 50·60대 남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으로 2023년(3661명)보다 7.2%(263명) 증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경찰청 형사사법정보 5만 7145건을 분석해 고독사 요건에 부합하는 사례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최근 5년간 고독사 사망자 수는 2020년 3279명, 2021년 3378명, 2022년 3559명, 2023년 3661명, 2024년 3924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전체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사망자는 7.7명,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는 1.09명으로 전년(7.2명, 1.04명)보다 0.5명, 0.05명 각각 늘었다.

시도별로는 경기 894명, 서울 784명, 부산 367명 순으로 많았다.

우경미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고독사에 취약한 1인 가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 등 이러한 상황들이 고독사 사망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고독사가 많이 발생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성별 기준으로는 남성 3205명(81.7%), 여성 605명(15.4%), 성별 미상 114명(2.9%)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약 5배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 1271명(32.4%), 50대 1197명(30.5%), 40대 509명(13.0%), 70대 497명(12.7%) 순이었다.

전체 고독사 중 50·60대가 62.9%를 차지했다. 30대 고독사 사망자는 171명, 20대는 166명으로 전년보다 5명씩 증가했다.

특히 30대는 2022년(147명) 이후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연령대별 인구 10만 명당 고독사 사망자는 60대 16.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13.9명), 70대(12.2명), 80대 이상(8.4명), 40대(6.5명)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60대 남성 고독사 사망자는 1089명(27.8%), 50대 남성은 1028명(26.2%)으로 전체의 과반을 차지했다.

우 과장은 "중장년 남성이 아마도 고독사에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보인다"며 "일자리나 경제적인 문제가 고독사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는 만큼 30대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독사 발생 장소는 주택 1920명(48.9%), 아파트 774명(19.7%), 원룸·오피스텔 769명(19.6%) 순으로 집계됐다. 여관·모텔은 163명(4.2%), 고시원은 189명(4.8%)으로 최근 5년간 지속 증가하는 모습이다.

고독사 현장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임대인·경비원 등이 1692명(43.1%)으로 가장 많았다. 가족 1044명(26.6%), 이웃 주민 470명(12.0%),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 301명(7.7%), 지인 280명(7.1%) 순이었다. 최근 5년간 가족·지인 비중은 지속 감소하는 반면, 임대인·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 비중은 증가했다.

고독사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은 13.4%(526명)로 2023년 14.1%(516명)보다 0.7%포인트(p) 감소했다. 연령대별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 비중은 20대 이하 57.4%로 가장 높고, 30대 43.3%, 40대 25.7%, 50대 13.5%, 60대 8.3%, 70대 3.8% 순이었다.

고독사 사망자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중은 39.1%(1462명)로 최근 5년간 약 40% 안팎을 유지했다.

우 과장은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지역 공동체 약화, 대면 관계 감소, 배달·플랫폼 노동 확산 등이 고독사 위험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사회적 고립 실태조사 시행…고독사 위기 대응시스템 운영

복지부는 내년 사회적 고립 실태조사를 추진하는 동시에 고독사 위기 대응시스템도 함께 운영한다.

실태조사는 사회적 고립 위험군의 규모와 주요 특성, 욕구, 필요 서비스 등을 살펴 정책에 반영한다.

또 복지부는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사업 대상을 사회적 고립 위험군으로 확대하고, 사업 유형을 생애주기별로 구분한다.

특히 실업·사회적 관계 단절 등의 문제를 가진 50·60대 중장년을 대상으로 일자리 정보 제공을 통한 취업 지원, 중장년 자조모임 등 사회관계망 형성 프로그램 운영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고독사 및 사회적 고립 위험군을 조기 발굴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상담·위험군 판정·사례관리 등 업무를 지원하는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도 내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박재만 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계속 늘어나는 고독사를 예방하고, 고독사의 주요 원인인 사회적 고립에도 선제 대응하기 위해 ‘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 대응’이 국정과제로 선정됐다"며 "내년부터는 사회적 고립까지 정책 대상을 확대해 사회적 고립 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생애주기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