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1.0~1.1%로 상향…내년 1.9% 성장 무게" [금통위 폴②]

반도체 호조·내수 회복·기저효과 반영…"위기 아닌 정상화 국면"
성장률 상향으로 금리인하 필요성 축소…내년 통화정책 신중 예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0.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세종=뉴스1) 전민 이강 기자 =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경기 호조와 완만한 내수 회복세를 반영해,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1.8% 내외)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신호를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 뉴스1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에 대해 설문한 결과, 대다수가 한은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올해 0.9%·내년 1.6%)보다 0.1%포인트(p)~0.3%p가량 상향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성장률은 1.0%~1.1% 수준으로, 내년 성장률은 1.8%~2.0% 수준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내년도 성장률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 1.8%와 비슷하거나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순수출이 플러스(+) 기여를 이어가고 있고, 민간소비와 정부지출 등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 흐름이 유효하다"며 "한은이 올해 성장률을 기존 0.9%에서 1.0%로, 내년은 1.6%에서 1.8%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윤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이 선방하고 있고, 내년에는 기업들의 설비 투자와 데이터센터 등 건설 투자도 일부 살아날 것"이라며 "관세협상으로 하방 리스크가 제거됐고, 금융기관들도 내년 기업 지원책을 적극 고민하고 있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볼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다수의 연구원들은 올해 기저효과와 내수 회복, 반도체 호조를 근거로 한은이 내년도 경제 상황을 기존보다 낙관적으로 수정할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 전망 상향은 곧 우리 경제가 '침체'가 아닌 '정상화'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한은이 경기 부양을 위해 서둘러 금리를 내려야 할 명분이 약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경제가 확실히 더 좋아질 것으로 보여 수요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성장은 괜찮아 보여 통화정책으로 성장을 별도로 도울 필요성이 작아졌다"고 평가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전망 상향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를 밑도는 '마이너스(-) 갭' 기간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기존 2.0%)는 소폭 상향, 내년(기존 1.9%)은 유지하거나 미세 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최근 1470원대까지 올라선 환율이 수입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농수산물 가격 상승 등으로 올해 물가 전망치는 2.2%로 상향될 수 있다"면서도 "내년에는 국제유가 하향 안정화 등으로 기존 전망인 1.9% 수준에 수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용구 연구원도 "환율 상승과 유류세 인하 폭 축소, 서비스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2.1%로 상향될 수 있다"며 "내년에도 물가 목표 수준인 2.0%에서 물가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