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달 금리 동결 유력…환율·부동산 리스크가 발목 [금통위 폴①]
환율 급등·집값 불안 속 금리인하 부담 커져…금융안정에 무게
내년 금리 경로는 '상반기 인하' vs '인하 종료'로 의견 엇갈려
- 전민 기자, 이강 기자
(세종=뉴스1) 전민 이강 기자 =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오는 27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2.50%)으로 동결할 것으로 일제히 전망했다.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 재개"와 "추가 인하는 없다"는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며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이다.
23일 뉴스1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1470원대까지 치솟은 환율 변동성과 수도권 집값 흐름을 동결의 핵심 근거로 꼽았다. 금리 인하가 자칫 환율 상승을 부채질하거나 부동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미투자 연 200억 달러 부담으로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외환당국의 여력이 줄어든 구조적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면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아웃풋 갭(GDP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 마이너스(-)도 내년에 확실히 해소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으로 성장을 도울 필요성도 작아졌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가 강조한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큰 동결 요인"이라며 "내수 경기를 보면 인하 필요성이 있지만, 부동산 가격 안정이 선결 조건"이라고 진단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 등으로 개선되고 있고, 대통령도 지난달 금리 동결을 '옳은 결정'이라고 평가한 상황"이라며 "한은이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각오하고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봤다.
이번 금통위 결정은 만장일치 동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신성환 위원 1명 정도가 인하 소수의견을 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당장의 동결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향후 금리 인하 경로를 두고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렸다.
내년 상반기 중 인하를 재개해 기준금리가 2.25%로 낮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6명이었으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이번 인하 사이클은 사실상 끝났다는 '종결론' 역시 4명에 달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1회 인하를 예상했다. 공 연구원은 "경기 개선과 성장률 회복이 이뤄지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아웃풋 갭이 마이너스를 보일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금융안정 문제로 하지 못한 인하를 뒤늦게 진행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연구원과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상반기, 특히 1분기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는 흐름을 확인한다면 재정 정책 집행에 맞춰 정책 공조 차원에서 2월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내년에도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적지 않았다.
조용구 연구원은 "추가 인하는 없으며 인하 사이클은 종결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경기 개선 흐름 속에 금리 인하 필요성은 소멸 경로로 갈 것"이라며 "환율과 부동산 등 금융안정 걸림돌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를 골든타임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중 인하를 시행하지 못하면 경기 부양적인 인하 필요성은 사실상 없어진다"며 "1분기를 놓치면 연간 인하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양호하게 보고 있어 이창용 총재 임기 내 추가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며 "구조적 요인 등을 고려하면 2027년에야 인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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