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대리점에 인테리어 재시공 5년간 강요 못해…수수료는 '현금'으로

공정위 '여행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 제정…상품 하자 배상책임 공급업자에
대리점에 계약갱신 요청권 2년 부여…계약해지시 30일 이상 시정 기회 줘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2024.11.12/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앞으로 여행업종 공급업자(여행사)는 대리점에 인테리어 재시공을 5년 안에는 강요할 수 없게 된다. 여행상품 판매 수수료는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며, 여행 일정 변경 등으로 발생한 소비자 피해는 원칙적으로 여행사가 책임져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여행업종 표준대리점계약서'를 제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여행업종은 엔데믹 이후 매출 규모가 2021년 4000억 원대에서 2023년 3조 9000억 원대로 급증하는 등 대리점을 통한 위탁판매가 활발한 분야다. 공정위는 실태조사를 거쳐 대리점주의 권익 보호와 공정한 거래 조건을 위해 이번 표준계약서를 마련했다.

표준계약서는 우선 여행상품의 일정 변경 등으로 고객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원칙적으로 여행사가 배상 책임을 지도록 규정했다. 현지 행사 주관 등은 대리점의 업무가 아닌 여행사의 소관 업무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리점의 과실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대리점이 책임을 부담한다.

대리점의 수익원인 위탁판매 수수료는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명시했다. 수수료의 종류와 산정 방법, 지급 절차 등은 별도 약정서로 정하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정을 맺지 못하도록 했다.

대리점의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인테리어 시공 기준도 마련됐다. 공급업자는 대리점에 특정 업체를 통한 시공을 강요할 수 없다. 공급업자가 시공업체를 제시할 때는 반드시 2개 이상의 업체를 제시해야 하며, 시공 견적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대리점이 자체적으로 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인테리어 시공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대리점에는 재시공을 요청할 수 없도록 규정해 불필요한 비용 부담을 막았다.

대리점의 영업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도 포함됐다. 대리점은 최초 계약 체결일로부터 2년 범위 내에서 계약 갱신을 요청할 수 있다. 계약 만료 60일 전까지 양측이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된다.

계약을 중도 해지할 때도 절차가 강화됐다. 공급업자는 계약 위반 사항이 발생하더라도 30일 이상의 기간을 정해 2회 이상 서면으로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즉시 해지는 부도나 파산, 영업 폐지 등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불공정 거래 관행을 막기 위한 금지 조항도 구체화했다. 공급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경제적 이익 제공을 강요하거나, 판매 목표를 강제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금지된다. 또한 대리점 단체 설립을 방해하거나 보복 조치를 하는 행위도 할 수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표준계약서가 여행업계 전반에 통용되면 대리점의 권익이 제고되고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여행사와 대리점 간 상생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