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환율 급등 영향

중간재 3.8%↑·자본재·소비재도 동반 상승…반도체 가격 급등 영향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 보합…환율 아니었으면 큰 폭 하락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게시돼 있다. 2025.1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7월부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0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38.17로, 9월(135.56) 대비 1.9% 올랐다.

이는 지난 1월(2.2%) 이후 9개월 만의 최고치다. 달러·원 환율이 9월 평균 1391.83원에서 10월 평균 1423.36원으로 2.2% 뛰면서 물가를 끌어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9월 배럴당 70.01달러에서 10월 65달러로 7.2% 내려갔다.

원재료 수입물가는 유가 하락 등의 여파로 0.6% 떨어졌다.

그러나 환율 영향을 더 크게 받은 중간재는 3.8% 올랐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와 화학제품, 1차 금속제품 가격이 나란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AI 서버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D램이나 플래시메모리 같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공급 대비 초과 수요가 발생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 흐름이 수입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자본재와 소비재 가격도 각각 1.3%, 1.7% 뛰어 수입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환율 영향을 제거한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의 경우 전월 대비 보합, 전년 대비 4.0% 하락세를 보였다. 환율 상승이 아니었다면 수입물가는 상당 폭 내렸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9월(129.37)보다 4.1% 오른 134.72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4.8% 상승했다.

계약통화 기준 수출물가는 지난달 2.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2.8% 올랐고,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0.5%), 1차금속제품(4.9) 등을 중심으로 4.1% 상승했다.

무역지수(달러기준)를 보면, 수입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1차 금속제품, 광산품을 중심으로 수입 물량이 늘어난 결과다.

수입금액지수는 2.4% 감소했다.

교역 조건은 개선세가 이어졌다. 10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가격(0.5%) 대비 수입가격(-3.3%) 하락 폭이 커 3.9%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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