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7시간 이하 초단시간 근로자 261만명…고용의 질 '경고등'
주 1~17시간 취업자 전년比 18.9만명 증가…1982년 통계 이래 최대
"건설·제조업 등 주요 산업 부진에 노인·단시간 일자리 위주 증가"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지난달 주 17시간 이하 초단시간 취업자가 261만6000명으로 급증하며, 1982년 통계 작성 이후 10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취업자는 10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초단시간 근로자의 급증으로 고용의 질은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666만 2000명으로 전년(658만 7000명)보다 7만 6000명(1.2%) 증가하며 전체 취업자(2904만 명)의 22.9%를 차지했다.
특히 초단시간 취업자로 분류되는 주 1~17시간 취업자는 261만 6000명으로 18만 9000명(7.8%) 급증해 통계가 작성된 1982년 이후 10월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1~14시간 취업자도 178만 5000명으로 전년보다 10만 9000명(6.5%) 늘었다.
반면 36시간 이상 근로자는 2194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취업자는 전년보다 19만 3000명 늘며 올해 10개월 연속 증가했지만, 단시간 근로 증가로 실질적인 고용의 질은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제조업, 건설업 등의 업황이 부진한 영향"이라며 "노인일자리 등 정부일자리 사업 영향으로 고령층의 단시간 근로가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고용의 질 악화는 취업자의 평균 근로시간과 일시휴직자 증가에서도 확인된다.
전체 취업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주 38.5시간으로 전년보다 0.4시간 감소했다. 건설업(-1.5시간)과 도소매업(-0.2시간) 등에서 감소세가 나타났다.
직장을 가지고 있지만 조업 중단 등 이유로 일을 쉬고 있는 일시휴직자는 42만 9000명으로 전년보다 9만 7000명(29.3%) 증가하며, 2020년 10월(49만 7000명)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5만 5000명, 45.6%)과 건설업(4만 9000명, 163.6%)에서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이같은 상황에 아예 구직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구직단념자는 36만 6000명으로 지난해 동기간(34만 2000명)보다 2만 1000명 늘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경기 상황이 악화하면서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보다는 파트타임 일자리를 선호하면서 단시간 취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들이 정규직 자리를 파트타임으로 대체하는 현상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제조업, 건설업 등 주요업종의 경기가 악화한 영향으로 노인일자리 사업 등의 확대로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과거에는 비정규직이라고 하더라도 풀타임 근무에 가까운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초단시간 근로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는 주휴수당과 연차 등 기본권에서도 제외되는 만큼,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기존 정규직 취업자들도 경기 악화로 인해 초단시간 취업자로 지위가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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