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 내년 세계 성장률 2.9%→3.0%…"美 관세정책 충격 제한적"
내년 성장률, 美 1.6%·中 4.2%·日 1.1%·러 0.9% 전망
'완충된 둔화, 비대칭의 시대…"국가별 성장 양상 불균등"
- 심서현 기자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 5월 대비 상향해 모두 3.0%로 전망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충격이 예상보다 적었던 것이 주요 이유다.
KIEP는 11일 발표한 '2026년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3.0%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월 당시 올해 2.7%, 내년 2.9% 전망에서 각각 0.3%포인트(p), 0.1%p 상향한 수치다.
KIEP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 상향의 이유로 미국 관세정책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제한적이었던 점, 주요국들의 내수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이어 공급망 재배치, 수출 다각화, 마진 흡수, 기술투자 확대 등이 무역 충격을 흡수해 하방을 방어했다고 평가했다.
윤상하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전반적으로 세계경제전망을 약간 상향 조정했다"며 "미국 관세정책 등의 충격이 당초 우려보다 제한적이고, 주요국 내수와 수출이 예상보다 견조했던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세·무역 질서 급변 가능성 △재정여력 약화와 위기 대응능력 저하 △AI 등 기술 투자 쏠림 △금융시장 혼란 △투자 위축 등이 여전히 하방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언급했다.
안성배 KIEP 대외협력부원장은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주요국 간 일부 관세 협의가 이뤄지며 무역 질서가 안정화 단계로 이행할지 주목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관세 장벽과 정책 불확실성은 투자의 회복을 제약하는 구조적 위험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KIEP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을 5월 전망치보다 0.5%p 상승한 1.8%로 전망했다. 양호한 소비지출에 더해 관세 정책이 당초 예상보다 파급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내년에는 AI 및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대규모 민간투자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위축 등 관세정책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점차 현실화하면서 1.6%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5월 전망치와 동일하다.
유로 지역은 올해 무역 불확실성 속에서도 유럽중앙은행(ECB)의 단계적 금리 인하와 재정의 긴축 강도 완화, 실질임금 회복에 힘입어 기존 전망치 0.8%에서 0.3%p 높아진 1.1% 성잘할 것으로 봤다.
내년 유로 지역은 물가와 완화된 정책의 파급효과로 소비와 투자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겠지만,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수출 제약으로 전년과 동일하게 1.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는 지난 5월 전망치에서 0.1%p 상향 조정된 수치다.
일본은 올해 성장률이 수출과 설비투자의 완만한 성장세에 힘입어 기존 전망치 0.6%에서 0.5%p 상향된 1.1%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6월 이후 대미 승용차 수출단가가 상승하는 등 관세인상 효과의 본격화와 법·제도 개정에 따른 주택투자 감소를 하방 요인으로 지목했다.
내년 성장은 개인소비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겠지만 미국 관세 영향의 본격화에 따른 수출 및 생산 여건 악화 등으로 전년보다 낮은 0.6%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기존 전망치보다는 0.2%p 높은 수치다.
KIEP는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4.8%로 상향했다. 미국의 대중 관세 유예, 수출 다변화 등으로 미중 관세 갈등의 영향이 예상보다 적었고, 소비 촉진과 설비 교체 등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은 미중 관세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올해의 높은 성장세에 대한 기저효과로 4.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 전망치보다는 0.2%p 상승한 수치다.
인도는 견조한 개수 성장세와 정부지출 확대 및 안정적인 수출 증가 등으로 올해 6.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기존 전망보다 0.1%p 상향된 수치다.
내년의 경우 내수가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 및 자본지출 확대, 기업 재무구조 개선 등을 기반으로 기존 전망치와 동일하게 6.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4.6%에서 4.9%로 상향했다. 내년에는 대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수출이 다소 둔화하겠지만, 민간소비와 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4.7%의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종전 전망과 같은 수치다.
러시아는 전시 재정 확대에 의존한 단기 성장 국면에서 점차 소비·투자·생산이 모두 부진한 둔화 국면으로 전환하며 당초 전망인 2.0%에서 1.1%p 하향된 0.9%의 부진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재정 및 투자 여력의 한계 속에 생산성 둔화와 노동력 감소 등 성장 기반 약화로 종전 전망치에서 0.4%p 하향된 1.0%의 부진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윤 실장은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둔화 국면에 있지만 공급망 재배치, 수출시장 다변화, 기업들의 마진 흡수, 신기술 투자 확대 등의 움직임이 무역 충격을 일부 흡수하며 경기가 완전히 급락하지 않도록 완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러한 완충 요인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에 여러 하방 위험이 상존해 있다"며 "국가별, 부문별로 비대칭적이고 불균등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KIEP는 달러·원 환율과 관련해 글로벌 달러 약세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완만한 강세 압력을 받겠으나, 가계부채 등 구조적 제약 요인과 미국 관세 효과의 본격화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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