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3분의 2는 고소득층 몫…저소득층 비중 7%대로 '뚝'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전세대출의 고소득층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체 전세대출 잔액의 3분의 2가량이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층에 집중된 반면, 소득 하위 30% 저소득층의 비중은 7%대까지 하락했다.

2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 '소득수준별 전세대출 비중'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고소득 차주가 받은 전세대출 잔액은 전체의 65.2%를 차지했다.

고소득층의 전세대출 잔액 비중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셋값 상승기와 맞물려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2021년 1분기 61.2%였던 비중은 2023년 1분기 62.4%, 2024년 1분기 62.8%로 완만하게 늘다 올해 1분기 64.6%로 가파르게 상승한 뒤 2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차주 수를 기준으로 한 비중 역시 2021년 1분기 49.8%에서 꾸준히 늘어 올해 2분기 54.6%까지 확대됐다.

반면 저소득층의 전세대출 비중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올해 2분기 말 저소득층의 전세대출 잔액 비중은 7.6%에 그쳤다. 2021년 1분기(9.1%)와 비교하면 4년여 만에 1.5%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차주 수 기준 비중도 2021년 1분기 12.5%에서 점차 줄어 올해 1분기 9.9%로 10%선 아래로 내려왔고, 2분기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소득 30~70%에 해당하는 중소득층의 전세대출 비중 역시 잔액과 차주 수 기준 모두 감소했다. 중소득층의 잔액 비중은 2021년 1분기 29.7%에서 올해 2분기 27.2%로, 차주 수 비중은 같은 기간 37.7%에서 35.6%로 줄었다.

이러한 현상은 2021년 이후 전세보증금이 가파르게 상승한 점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전셋값도 함께 뛰었고, 보증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고소득층의 대출 잔액이 더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비중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저소득층의 대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 부동산 규제로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전·월세가 동반 상승하고 있다"며 "청년, 신혼부부, 무주택 서민 등 실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에서도 밀려나 월세로 내몰리는 악순환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