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 비용 4년 만에 30만원 아래로…과일·채소값 하락 영향

전통시장 4인 기준 29만9900원…전년보다 1.2%↓
사과·배 가격 33%↓…쌀·축수산물은 가격 올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쌀을 살펴보고 있다. 2025.9.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에서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4년 만에 30만 원 아래로 내려갔다. 올해 폭염과 폭우 등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2년 연속 비용이 하락했다.

14일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전국 전통시장에서 4인 가족 기준 35개 품목을 합친 추석 차례상 비용은 29만 99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 조사 결과인 30만 2500원보다 1.2%(3500원) 하락한 수준이다.

전통시장 기준 차례상 비용이 30만 원을 밑돈 것은 2021년(27만 4500원) 이후 4년 만이다. 차례상 비용은 2022년 30만 원, 2023년 30만 9000원으로 올랐다가 지난해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비용 감소는 비중이 큰 과일과 채소류 가격이 내린 영향이 컸다. 사과와 배는 폭염과 폭우로 생육이 일부 지연됐으나, 올해 추석이 지난해(9월 17일)보다 3주가량 늦어 출하 물량이 충분하고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도 없었던 점이 가격 안정에 영향을 미쳤다.

품목별로 보면 사과(3개)와 배(3개) 가격은 지난해 1만 5000원에서 올해 1만 원으로 33.3%씩 내렸다. 시금치(1단)는 8000원에서 6000원으로 25.0%, 무(1개)는 4000원에서 2500원으로 37.5% 각각 하락했다. 배추(1포기) 가격도 1만 원에서 9000원으로 10.0% 내렸다.

반면 햅쌀과 일부 가공식품, 축·수산물 가격은 올랐다. 햅쌀(2㎏)은 5500원에서 7000원으로 27.3% 상승했다. 송편(1㎏)과 시루떡(3장)은 각각 1만 원에서 1만 2000원으로 20.0% 올랐다.

조기(3마리)는 1만 20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25.0% 상승했으며, 동태(1마리)와 돼지고기 앞다리살(600g)은 각각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4.3% 올랐다. 달걀(10개) 가격도 2500원에서 3000원으로 20.0% 상승했다.

한편 같은 기준으로 조사한 대형마트의 차례상 비용은 39만 1350원으로 집계돼 지난해보다 0.7%(2810원) 하락했다. 대형마트에서도 사과와 배 가격이 각각 27.0%, 25.8%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할인 행사를 적용하지 않은 가격으로, 실제 구매 비용은 더 낮을 수 있다.

추석이 다가올수록 출하 물량이 늘면서 장보기 비용은 더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태풍이나 가을장마 등 기상 여건은 변수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