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정 "이커머스·OTT 기업 독과점…다크패턴·끼워팔기 등 후생 저해"

"데이터, 기업 경쟁 양상·판도 바꾸는 중요 자산…경쟁사 진입 어려워"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2025.3.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3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관련해 "시장을 선점한 기업에 의한 독과점 고착화나 힘의 불균형으로 인한 각종 불공정행위와 같은 경쟁법상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서울국제경쟁포럼'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커머스 및 OTT 시장은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빠르게 성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한국 공정위는 이들 시장에서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작년에는 '이커머스 정책보고서'를 발간했고, 올해는 '구독경제' 시장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경쟁당국의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시대에 따른 경쟁당국의 변화 노력은 늘 존재해 왔으나, 오늘의 현실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고, 경쟁당국 역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제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성장과 혁신에 있어서 경쟁정책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술적인 측면에서 디지털 시장의 성숙과 인공지능(AI)의 확산에 따른 경쟁당국의 준비들도 상당수 이루어지고 있다"며 "인공지능의 보편화가 가져올 경쟁법적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별 경쟁당국 또는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연구와 논의가 작년부터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21세기의 석유'라고 불리는 데이터는 오늘날 기업 간 경쟁의 양상과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자산으로 급부상했다"며 "그러나 데이터가 경쟁이나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데이터 규모 확대와 네트워크 효과의 결합은 서비스 품질을 높이나, 경쟁 기업의 시장진입을 어렵게 한다"며 "데이터에 기반을 둔 맞춤형 추천 서비스는 소비자 후생을 증진하나, 이들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미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독일, 호주, 싱가포르, 중국 등 해외 경쟁당국의 고위급 인사들과 국제기구, 학계, 기업, 법조계 등 3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경쟁 관련 환경변화와 경쟁당국의 과제 △데이터와 경쟁 및 소비자 쟁점 △전자상거래, OTT와 경쟁 등 3가지 주제와 관련해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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