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돌발 트윗만으로…한국 성장률 0.1%p대 '뚝'

관세실현 관계없이 美 무역정책 불확실성에 수출·투자·소비↓
올해 -0.13%p, 내년 -0.16%p 효과…협상 타결이 그나마 방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 성장률을 올해와 내년 모두 각각 0.1%포인트(p) 이상 대폭 끌어내릴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 경제모형실은 1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증대된 미국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관세 부과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실증분석 결과 무역정책 불확실성은 기업과 가계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주가 하락 등을 통해 성장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모형(DSGE)을 활용한 추정에 따르면,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은 우리나라 성장률을 올해 0.13%p, 내년 0.16%p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문별로는 수출과 투자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 충격이 발생하면 초기에는 관세 인상 가능성에 대비한 '조기 선적(front-loading)'으로 수출이 일시 증가하지만, 이후 미국의 수입수요 둔화로 감소세가 뚜렷해진다. 투자의 경우 대규모 고정비용이 필요한 해외시장 진출·설비투자 결정이 지연되면서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 또한 예비적 저축을 늘리면서 민간소비도 위축되는 양상을 보였다.

보고서 저자들은 "무역정책 불확실성 증대 시 글로벌 경기 전망이 악화되고 국내 경제주체들의 심리와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과 가계의 경제심리지수(ESI)가 하락하는 가운데 투자 심리 위축으로 국내 주가(KOSPI)도 단기적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은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저자들은 "협상이 내년까지 지연돼 불확실성이 지속됐다면 성장률 하락 폭이 올해 0.17%p, 내년 0.27%p에 달했을 것"이라며 "관세 협상 타결로 올해 0.04%p, 내년 0.11%p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