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나라살림 적자 109조…나랏빚, GDP 대비 50% 첫 돌파
[李정부 예산안]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 GDP 대비 4.0%…'재정준칙' 3% 크게 웃돌
2029년 채무비율 58% 전망…"성과 나는 부분에 전략적 재정운용"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정부가 인공지능(AI)·연구개발(R&D) 등 미래 먹거리 투자를 위해 내년도 예산을 대폭 확장적으로 편성하면서 나라살림 적자가 100조 원을 훌쩍 넘어서게 됐다.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0%를 돌파할 전망이다.
29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6년 예산안' 및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9조 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GDP 대비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관리재정수지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한 값으로, 실질적인 나라 살림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4.0%)은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기준(4.2%)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전 정부가 법제화까지 추진하며 강조했던 재정준칙 목표치(3% 이내)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중기재정계획상으로도 2029년까지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GDP 대비 4%대 초반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6년 -4.0% △2027년 -4.1% △2028년 -4.4% △2029년 -4.1%다. 이는 지난해 수립한 '2024~2028년 계획'에서 제시했던 △2026년 -2.7% △2028년 -2.4% 등과 비교해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에 따라 국가채무도 가파르게 늘어난다. 내년 국가채무는 1415조 2000억 원으로, 올해 2차 추경 기준(1301조 9000억 원)보다 113조 3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9.1%에서 내년 51.6%로 2.5%포인트(p)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서게 된다.
정부는 '인공지능(AI) 대전환'이라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저성장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는 만큼, 과감한 투자로 성장 잠재력을 키워 세입 기반을 확충하고, 이를 통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렵게 되살린 회복의 불씨를 성장의 불꽃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단순히 '확장적 재정 운용'이 아닌 성과가 나는 부분에 제대로 쓰는 '전략적 재정 운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중기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2029년 1788조 9000억 원까지 불어나고, GDP 대비 채무비율은 58.0%에 달할 전망이다.
구 부총리는 "지난 정부에서 지출증가율을 낮춰 재정건전성으로 확보하려 했지만, 오히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잠재성장률만큼도 성장을 하지 못했다"며 "소극적 재정 운용이 재정 성장률을 낮추고, 세입 기반을 축소시키고, 잠재성장률을 더 낮추고 경제성장률을 더 낮추는 악순환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 부총리는 "내년 예산을 늘리되 지출 구조조정을 예년보다 더 많이하고, 그 여력을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집중투자해 성장이 높아지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적극적 의미의 선순환 구조를 생각했다"고 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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