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실버론 승인률 100% 육박…연체액 23억 원 넘어

올해 예산 380억원 소진…지난달 대출중단
김미애 "재정건전성·수급자 노후 위해 대출 전후 관리 필요"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2025.3.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에게 저금리로 생활비를 빌려주는 '노후긴급자금대출(실버론)'이 사실상 대부분 승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환 기한을 넘긴 연체액은 20억 원대 중반까지 늘어났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노후긴급자금대출을 신청한 건수는 총 3만 8170건이었다. 이 가운데 3만 8024건이 승인돼 승인율이 99.6%에 달했다.

연도별 승인 현황을 보면 △2020년 7924건 중 7883건(99.5%) △2021년 8350건 중 8326건(99.7%) △2022년 7546건 중 7518건(99.6%) △2023년 7167건 중 7136건(99.6%) △2024년 7183건 중 7161건(99.7%)이 대출로 이어졌다.

노후긴급자금대출은 2012년 5월 도입된 제도로, 국민연금을 받는 만 60세 이상 수급자가 의료비·전월세 보증금·배우자 장례비·재해 복구비 등 생활 안정 목적의 자금을 빌릴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연간 연금 수령액의 2배 이내에서 최대 1000만 원이다.

지난해 기준 연령별 평균 대출금액은 △60~64세 700만 원 △65~69세 650만 원 △70~74세 610만 원 △75~79세 510만 원 △80세 이상 460만 원으로, 고령일수록 대출 규모가 줄었다. 평균 상환기간은 57~68개월이었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상환 기간도 짧았다.

연체 발생률은 2021년 0.65%에서 2024년 0.56%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연체 금액은 2021년 17억 8200만 원에서 지난해 23억 7300만 원으로 늘었다.

국민연금공단은 예산 부족으로 지난달 신규 실버론 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올해 책정된 예산은 380억 원이었지만, 고령층의 수요가 이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대출 신청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 전후 관리 강화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이 제기된다.

김미애 의원은 "연금공단은 현재 재무·건강·여가·대인관계 등 4개 분야의 '노후준비서비스' 사업을 통해 상담·교육을 제공하고 있지만, 단순한 상담·교육만으로는 실질적인 부채 위험을 줄이기 어렵다"며 "대출 사후관리와 부실 조기경보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연금 재정건전성과 수급자의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대출 전후 단계를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