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 57억달러 흑자…"美 관세 3분기 본격 영향권"(종합)
경상수지 2년째 흑자…상품수지 90억달러 흑자로 소폭 개선
"관세 영향 점차 나타나…3분기 후 생산·수출 감소 가능성"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미국의 10% 기본 관세가 시행된 지난 4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한 달 전보다 약 34억 달러 줄어든 57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3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은이 10일 공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57억 달러로 2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흑자 폭은 지난 3월(91억 4000만 달러) 대비 34억 4000만 달러 축소됐다.
올해 1~4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49억 6000만 달러로, 1년 전(179억 7000만 달러) 같은 기간보다 흑자 규모가 69억 9000만 달러 확대됐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경상수지 전망으로 820억 달러 흑자를 제시한 바 있다.
수출이 증가한 반면 수입은 감소하면서 상품수지 흑자는 소폭 개선됐다. 4월 상품수지는 전월(84억 9000만 달러) 대비 늘어난 89억 9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상호 관세 발표와 기본 관세 10% 부과로 인해 한국의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으나, 상호 관세 부과가 오는 7월로 발표 이후 90일 연기됐기에 실제 4월 수출 실적 전체로는 관세 영향이 크지 않았다.
4월 통관 기준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한 585억 7000만 달러, 수입은 5.1% 감소한 495억 8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3월 11.6%에서 4월 16.9%로 확대됐고, 정보기술(IT) 품목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8% 늘어났다. IT 외 품목도 자동차(-4.1%) 수출은 감소했지만 의약품(22.3%), 철강제품(8.1%) 등이 늘어나면서 비IT 수출 전체로는 0.6%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18.4%), 동남아(8.6%), 중국(3.9%)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대부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이 전월에는 악화했지만 이번에는 증가세를 회복했다.
다만 미국(-6.8%)에 대한 수출은 감소하며 관세 정책의 영향력을 드러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대미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는 등 관세 정책의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 부장은 "관세 영향은 하반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3분기 후 미국 현지 생산이 확대돼 국내 생산과 수출이 줄어드는 모습도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수입은 원자재(-10.4%) 감소가 두드러졌다. 유가 하락을 비롯한 에너지 가격 하락 여파로 분석됐다. 이 밖에 곡물, 비내구재, 자동차 등 소비재(-2.1%) 수입도 줄었다.
수입 감소가 불황형 흑자 양상으로 해석되냐는 물음에 송 부장은 "에너지 가격 하락 요인을 제외하면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의 자본재 위주로 수입이 견조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불황형 흑자라고 얘기할 모습은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28억 3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22억 10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6억 2000만 달러 확대됐다.
봄철 외국인 국내 여행이 성수기를 맞아 여행수지 적자는 전월 7억 2000만 달러에서 5억 달러로 축소됐다. 반면 국내 기업의 일시적인 연구개발(R&D) 서비스 지급이 급증해 기타사업서비스수지(-11억 → -15.1억 달러)는 악화했다.
4월 본원소득수지는 1억 9000만 달러 적자로, 전월(32억 3000만 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본원소득수지 적자 전환은 4월 외국인 앞 배당 지급 집중에 따른 계절적 요인"이라며 "다만 적자 규모는 예년 4월보다 상당 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본원소득수지는 16억 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송 부장은 "5월 경상수지 흑자는 4월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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