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택배기사 77% 야간 '3회전 배송'…하루 평균 9.5시간 일해
고용부 실태조사 결과…"악천후에도 배송한다"도 77% 달해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쿠팡 배송기사(퀵플렉서) 중 야간근무 동안 이른바 담당구역을 세 번 왕복하는 업무 방식인 '3회전 배송'을 하는 이들이 7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쿠팡CLS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3회전 배송'을 실시 중인 퀵플렉서는 77%로 조사됐다. 3회전 배송은 배송기사가 물품을 인수하는 배송캠프와 본인의 배송 구역을 밤사이 세 번 왕복하는 업무 방식 중 하나로 쿠팡 기사들의 과로 요인으로 꼽혀왔다.
고용부가 최근 실시한 실태조사는 지난해 10~11월 쿠팡CLS 새벽 배송기사와 물류시설 일용직(헬퍼) 등 모두 2685명을 대상으로 쿠팡의 새벽 근로 실태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조사에는 쿠팡CLS 배송기사 1160명이 응답했고, 이 중 66.1%인 767명이 쿠팡CLS와 위탁계약을 맺은 대리점 배송기사였다. 이들은 쿠팡CLS 대리점과 근로계약이 아닌 위탁계약을 맺고 일하는 특수고용형태 종사자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쿠팡CLS 대리점 배송기사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9시간 26분이었고, 일주일에 평균 5.5일을 일한 걸로 나타났다. 한 달 평균 근무일수는 23.2일로 조사됐다. 이는 대법원이 인정하고 있는 국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평균 근무일수인 20일보다 3.2일 더 많았다.
야간 근무를 할 때 물품을 인수하는 배송캠프와 배송 구역을 세 번 왕복하는 '3회전 배송'에는 76.8%가 답했고, '2회전 배송'은 22%였다.
특히 폭우, 폭설 등 악천후 때도 "기후와 관계없이 배송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77%에 달했다.
또 개인 사정 등으로 근무일에 새벽 배송을 못하게 되면 계약 해지, 배송구역 조정 등 불이익이 있냐는 질문에는 48.6%가 "있다"고 답했다.
고용부의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5월 쿠팡 심야 로켓배송 업무를 하던 배송기사 정슬기 씨의 사망사고를 계기로 이뤄졌다. 당시 경기 남양주 대리점에서 주 6일 야간고정 근무하다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난 정 씨의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빠른 배송을 종용하는 담당자에게 "개처럼 뛰고 있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영 의원은 "평균적으로 퀵플렉서 기사는 하루 9시간 30분, 월 23일, 휴식 없이 심야 3회전 배송을 한다는 것인데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무리가 올 수밖에 없는 노동환경"이라며 "새벽배송과 심야노동이 과로사의 핵심요인임이 밝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실제 과로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심야노동에는 더 세심한 노동시간 및 휴식시간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배송기사 설문 결과에서 배송일수, 회전수, 대기시간, 배송불가 시 페널티, 악천후시 배송여부 등 핵심적인 업무여건에 있어 직고용과 특고간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며 "같은 일을 하더라도 고용형태에 따라 노동여건의 차별이 얼마나 심각한지 명료하게 드러난 만큼, 동일노동 차별 시정을 위한 불안정고용 완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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