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본사 '가격 갑질'에 대리점 이중고…공정위 실태 조사결과 주목
공정위, 1~8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제재 7건…12월 조사결과 발표
시장 가격경쟁 저해…대리점, 싸게 못 파는데 실적까지 압박받아
- 이철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올해 들어 본사가 대리점 등에 판매가격을 강제하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가 늘어나고 있다.
본사가 대리점에 일정 가격 이하로 상품을 팔지 못하게 하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는 공정거래법 위반이다. 특히 대리점은 본사의 실적 압박과 비싼 가격으로 인한 판매 부진을 모두 대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공정위가 공정거래법 위반 중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로 제재한 건수는 총 7건이다.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제재건수는 2018년 해당 제도가 시행된 후 같은해 3건에서 2019년 8건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0년 3건, 2021년 4건, 지난해 3건으로 비교적 적은 편이었으나 올해 7건을 기록하며 다시 증가 추세다.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란 대리점 등이 본사의 상품을 가져와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본사가 대리점에 가격을 강제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최저 가격을 정해놓고 그 가격 이하로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린나이코리아는 최근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린나이는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29곳에 가스레인지 등 45개 제품을 판매하면서 온라인 판매가격을 통보했다.
린나이는 2019년 9월부터 매주 2회 네이버 쇼핑을 기준으로 재판매가격이 준수되고 있는지, 모델명을 정확히 표기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미준수 업체가 적발되면 판매처 주소, 판매 업체명, 업체 소재지 등을 파악해 가격을 수정하도록 요청했다.
판매가격을 지키지 않는 대리점에 가격 수정을 넘어 실제로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많았다.
한컴라이프케어는 2021년 5~10월 대리점 등에 KF94 마스크의 온라인 최저가격(개당 390원)을 지정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강제했다. 또 월 1회 온라인 판매가격 현황을 점검하고 지정 판매가를 지키지 않은 판매자에 대해 거래를 중단해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았다.
본사가 일정 수준 이하로 물건을 팔지 못하게 하면 시장의 경쟁이 제한된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는 물가 안정 기조에도 반하는 행위다.
공정위 관계자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는 유통단계에서 판매자의 가격결정권을 침해하고 경쟁을 제한한다"며 "물가 안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말했다.
특히 대리점 입장에서는 일정 금액 이하로 상품을 팔지 못하는 상황에서 본사로부터 판매 실적 압박까지 당하는 '이중고'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공정위가 지난해 5만개 대리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공급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 중 '판매목표 강제'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대리점 비율이 18개 업종 중 16개에서 가장 높았다. 공급업자로부터 재판매 가격(소매점 판매가격) 유지를 강요받았다는 비율도 평균 14.3%에 달했다.
일단 공정위는 다음달까지 대리점을 대상으로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에 대한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올해 12월 대리점 분야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제도개선 사항 발굴, 직권조사 계획 수립 등의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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