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대 만들다 해양레저 세계 최고기업으로…'IT·공유경제로 미래 준비한다'
[오션테크2022 ①]미국 레저산업과 함께 성장…177년 역사 '브런즈윅'
세계 레저보트 시장 북미·유럽 주류…코로나19 장기화에도 활성화
- 백승철 기자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세계 레저보트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관광활동의 개별화와 야외 레크리에이션 활동 선호 등 관광트렌드 변화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레저보트 시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레저보트 최대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으며, 영국 등 유럽 시장 또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레저보트 산업계는 친수문화의 확산과 공유경제 모델 발굴 등을 통한 레저보트 시장 확대 방안을 찾고 있어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등 레저보트 제조와 판매 서비스산업의 시장 환경 및 향후 발전 전망에 비해 국내 레저보트산업은 도입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해양·레저시장도 해변에서의 휴식과 경관감상 등 전통적 활동에서 벗어나 레저보트나 레저기구 등을 이용해 좀 더 적극적으로 바다를 즐기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도 레저보트산업 육성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새롭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레저보트 시장 북미·유럽 주류…코로나19 장기화에도 활성화
세계 레저보트 시장은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을 하는 북아메리카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중심이 되는 유럽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해양산업협회(NMMA)의 레저보트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미국 레저보트산업은 3만5000개 기업을 통해 약 7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연간 1703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또 미국 레저보트 제조업체의 연간 매출액은 431억 달러에 달하며, 보트 및 선박엔진 수출액은 21억 달러 규모이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레저보트의 95%는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등 내수시장을 통한 레저보트 이용 문화가 활성화돼 있다.
유럽의 레저보트산업은 크게 보트와 엔진 제조업 부문, 보트생산 관련 장비 제조업 부문, 무역 및 서비스업 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약 3만2000개 기업에서 29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유럽 레저보트산업의 연간 매출액은 5660억 유로로 주요 수출국은 유럽 내 국가와 미국으로 3:1 비중을 보이며, 최근 아시아와 남미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Blue Growth'라는 해양산업 전략 보고서를 통해 레저보트 제작과 마리나 관련 서비스산업이 주축을 이루는 해양관광산업을 유럽의 5대 성장산업으로 전망하면서 레저보트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마케팅과 홍보, 국제산업전 개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세계 관광시장이 위축된 데 반해 레저보트 시장은 크게 활성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레저보트 시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와 야외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하면서 2020년에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신규 파워보트 판매량도 12% 증가했다.
또 2021년 레저보트와 엔진 부문도 13만3011척의 레저보트와 13만2874개의 엔진을 수출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낚시와 수상레저활동 인구 증가와 연계돼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다.
미국 레저보트산업의 성장 배경으로는 레저보트를 즐기는 친수문화의 발달과 함께 레저보트산업 성장을 이끄는 튼튼한 내수 시장을 들 수 있다. 또 레저보트의 제조와 판매, 서비스, 금융 등 산업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으며, 레저보트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의 역할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당구대 생산기업서 세계 선도기업으로…IT·공유경제로 미래를 준비하는 '브런즈윅'
세계 레저보트산업을 이끄는 선도기업으로는 미국 레저산업과 함께 성장해온 177년의 역사 가진 브런즈윅(Brunswick)을 꼽을 수 있다. 브런즈윅은 현재 레저보트산업을 선도하고 있지만, 1990년대에는 볼링계를 재패했던 기업이다.
스위스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존 모세 브런즈윅(John Moses Brunswick)은 1945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정착해 당구대 제조업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현재 브런즈윅사의 모태가 된다. 목재를 이용한 당구대 제작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하던 브런즈윅사는 1888년 실내볼링장 증가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던 볼링업계에 진출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해양레저산업 진출은 1960년 오웬 요트(Owen Yachts)와 라손 보트(Larson Boat Works)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1961년에는 머큐리 마린(Mercury Marine)과 퀵실버(Quicksilver)의 전신인 킥하퍼(Kiekhaefer Corporation)을 인수하면서 레저보트 업계에서 선두에 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1990년대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해양레저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기업의 핵심 분야와 관련성이 낮은 방위산업과 밸브제조업 분야를 정리하고, 2015년에는 성장기반이 되었던 볼링 분야도 매각했다. 2020년 말에는 해양레저관광 산업의 미래에 대해 전망하면서 공유경제와 IT, 레저보트 활동자 세대 변화 등에 대응한 전략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고민 끝에 2021년 자율(Autonomy), 연결(Connectivity), 전동화(Electrification), 공유(Shared Access) 전략을 담은 ACES 계획을 마련하고, 대학 및 관련 연구기관과 협력해 자율주행선박, 모바일 보트 관리 플랫폼, 전기보트를 위한 고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보트 공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레저보트 제조업체임에도 불구하고 2020년 세계 최대 ICT 제품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참가해 해양레저산업 전망과 IT를 적용한 레저선박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브런즈윅사가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보트 공유 서비스 제공으로 이를 위해 2019년 Freedom Boat Club(FBC)을 인수했다. FBC는 보트 운항 기술이 없더라도 21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회원권을 구입하면 클럽 회원들이 공유하는 다양한 보트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인수 당시 FBC는 170개 클럽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 미국, 캐나다, 유럽에 360개의 클럽과 약 4000척의 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회원 수는 6만7000명에 달한다. 특히 회원 중 여성의 비율이 35%로 레저보트 소유자가 대부분 남성인 데 비해 공유 보트 서비스 시장은 여성의 비율이 높아 향후 레저보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브런즈윅사는 FBC를 통해 보트 공유 서비스뿐만 아니라 레저보트 조종 및 수상레저 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친수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현재 개발 중인 전기보트 확산을 위한 거점 시설로 활용하여 환경적 지속가능성 실현과 신기술 개발 기반으로 육성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2021년 말 기준 브런즈윅사는 29개국에 지사와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1만85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매출액은 58억4600만 달러(약 8조1434억원)를 기록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020년의 43억4800만 달러(6조585억원) 대비 34.5% 성장했다.
◇"레저보트 이용 활성화…친수문화 보급·관련 서비스업 육성 필요"
국내 조선산업이 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한 데 반해 국내 레저보트산업은 국제적 경쟁력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만큼 시장지배력이 매우 미미하다.
국내에 등록된 동력수상레저기구가 2016년 1만9000척에서 2020년 3만3000척으로 증가했지만, 대부분 유럽이나 미국에서 수입하거나 일본의 중고 레저보트를 수입한 것이다. 레저보트 선외기 엔진 또한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단기간에 국내 레저보트산업의 구조를 변화시키기에는 기술력이나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또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레저보트 시장활성화와 직결되는 친수문화의 저변도 넓지 않다. 다만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는 레저보트산업과 관련해 마리나 거점 및 레저선박 클러스터 조성 등을 언급하고 있어 국내 레저보트산업의 도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외 선도기업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 레저보트산업의 성장을 위해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홍장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경제전략연구본부 연구위원은 먼저 "레저보트 이용을 활성화할 수 있는 친수문화의 보급과 관련 서비스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국내에서 레저보트를 구매하거나 레저보트 활동을 즐기는 것은 사치라는 편견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레저보트 활동이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의 공유경제 트렌드 반영해 국내 레저보트 제조사도 유람선 제작이나 B2B 방식의 판매에서 벗어나 제조와 판매, 기술개발, 서비스 상품 개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홍 연구위원은 "국내외 시장 환경에 대한 분석과 국내 해양 레저시장 여건을 고려하여 중장기적 관점에서 레저보트 육성 전략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며 "레저선박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국정과제와 연계해 국내 레저보트산업의 기술경쟁력을 평가하고 레저선박 선체, 부품, 디자인, 외장, 엔진 등 발전 가능한 분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설명햇다.
또 "레저보트 교육과 면허, 전문인력 양성, 안전관리 등 공공분야에서 국내에서 제작한 레저보트를 우선적으로 구매하거나 이용하는 제도의 마련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더해 "레저보트를 활용한 서비스업 창업 촉진을 통해 레저보트 판매 및 관리시장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과 레저보트의 정박·관리를 위한 시설 확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레저보트를 활용한 공유경제 모델의 확대를 위해 레저보트 운항을 위한 면허체계 개선과 레저보트 운항에 따른 보험상품 개발 등 제도적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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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커다란 소용돌이 속에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2 오션테크 코리아>가 11월9일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6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