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만료' 조성욱 공정위원장 "온플법·지주회사과 폐지 아쉽다"
기억나는 사건은 '해운담합'·'두 개 기업집단 사건'
임기 채운 3번째 공정위원장…"인생의 화양연화"
- 이철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오는 8일 임기를 마치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 추진과 지주회사과 폐지에 대해 "아쉽다"는 소감을 남겼다.
공정위원장으로 재직한 3년에 대해선 인생의 '화양연화'를 언급하며 행복했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퇴임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내 공정위 기자실을 찾았다.
조 위원장은 2019년 취임한 후 3년 임기를 모두 채운 역대 세번째 위원장이 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그는 지난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새 정부가 후임자 인선에 난항을 겪으면서 3년 임기를 모두 채우게 됐다.
공정위원장이 장관급으로 격상된 1996년 이후 지금까지 임기를 다 채우고 퇴임한 위원장은 김영삼 정부에서 임명된 전윤철 전 위원장과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강철규 전 위원장밖에 없었다.
조 위원장은 업무를 마치면서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온플법 입법과 전자상거래법 개정이 무산된 것을 꼽았다. 대기업 집단을 맡는 지주회사과 폐지 역시 안타까워했다.
그는 "디지털 경제에서의 공정경제는 이뤄져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경쟁과 거래 질서 확립, 소비자의 권익 증진을 우리가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과 폐지와 관련해서도 "많이 아쉽다. 저희 법 적용을 받는 기업이 76개라고 알고 있는데 기업 집단에 대한 여러 제도에 있어 지주회사과가 충분히 해야할 일이 있었다"며 "기업들도 오히려 우리 지주회사 부분(직원수)이 줄어들면서 좀 더 불편해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 후 후임 위원장이 되도록 빨리 정해졌으면 좋았을 것으로 봤다.
그는 "제가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으면 답변이 달랐겠지만, 이미 사의를 표명한 입장에서 보면 (후임자가) 빨리 들어와서 안정적인 트랜지션을 했어야 했다"며 "(인선이) 늦어져서 직원들이 좀 많이 힘들었을 거고 공정위를 바라보는 분들도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는 '해운담합 사건'과 '2개의 기업집단 사건'을 꼽았다.
그는 "제가 이제 온플법이나 디지털 경제를 이야기하니까 구글이나 네이버나 배달의민족 이야기를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것도 맞다"면서도 "공정위가 '공정위답다'는 측면에서 지난해와 올해 했었던 두 개의 기업 집단 사건들과 해운 담합 사건을 들고 싶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이 구체적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두 개의 사건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 관련 사건, 삼성그룹의 삼성웰스토리 일감몰아주기 사건 등으로 추정된다.
조 위원장은 해운담합 사건과 관련해 "해운 담합 사건에 대한 공정위의 법 집행이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며 "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우려와 호소, 언론의 거의 일방적인 (해운업계에 대한) 지지 속에 저희가 법 집행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조 위원장은 현재 국회 계류중인 해운법 개정과 관련해 "(의원들이) 안 하실 것이다. 저는 안 하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해운업계의 건의를 받아들여 해운법에 따른 공동행위에는 공정거래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해운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어 대기업 관련 사건에 대해선 "공정위는 주어진 법에서 기본적으로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고 거기에 따른 결정을 하는 것이지, 정무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8일자로 임기를 마친 후 바로 전 직장이었던 서울대 교수로 복귀해 2학기 강의를 시작한다.
조 위원장은 "수업이 월요일, 금요일인데 월요일(9월5일) 수업을 못 해서 내일 퇴임하고 바로 보강 수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엄청 바빠질 것"이라며 웃었다.
정치권과는 선을 그었다. 조 위원장은 "저는 정치 DNA가 전혀 없다"며 "총선이 2년 후인 듯한데, 2년 후에 확실히 제가 어디에 있을지는 알려드겠다. 학교에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위원장 업무에 대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학교 선생님이 되기 전에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있을 때를 제 젊은 시절의 화양연화라고 생각했는데 공정위는 제 젊은 시절이 아니라 인생의 화양연화였다"며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공정위의 존립 목적을 믿는다"며 "시장 경제의 기본적인 질서를 만들고, 경쟁 압력이 훼손되면 회복시켜야 하고, 소비자 권익을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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