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바다에서 건강까지 찾는다"…해양치유 선진국 사례는

유럽, 대중치료법으로 사회보험으로 지원…日, 지자체 지역 관광 활성화에 활용
韓, 지난해 '해양치유산업 활성화 계획' 발표…10월 기본계획 발표 예정

완도군이 실시하는 해양치유프로그램 참가 모습ⓒ 뉴스1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해수욕과 해양레저를 즐기던 바다가 이제는 일상의 스트레스와 신체적 치유까지 가능한 곳으로 바뀌고 있다.

바다를 활용한 치유는 모래, 갯벌, 소금, 해조류, 해양경관, 해양기후 등 해양자원을 활용하는 것으로, 체질개선, 면역력 향상, 항노화 등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균형을 찾으려는 활동을 의미하며 이를 '해양치유'라고 한다.

최근에는 휴식과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인구 고령화 등으로 건강 관련 '웰니스 산업'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9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웰니스 산업은 세계 경제생산의 약 5.3%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으로, 세계 경제성장 대비 약 2배 속도인 연평균 6.4%로 성장 중이다. 시장 규모도 2015년 약 3700억 달러(약 435조원)에서 2017년 4200억 달러(약 494조원), 2020년 8080억 달러(약 915조 원)에 이르고 있다. 이중 해양 관련은 37%로 약 2083억 달러(약 234조)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해양치유도 웰니스 산업 중 하나로 유럽과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해양치유산업이 활성화돼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해양치유를 포함한 치유산업 시장규모가 약 45조 원에 이르며, 약 45만 개의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동·서·남해안에 청정한 갯벌과 심층수, 해조류 등 해양치유자원이 풍부해 성장 잠재력이 큼에도 불구하고 해양치유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해양요법 센터 분포도 및 시설(탈라소 누리집 갈무리)ⓒ 뉴스1

◇프랑스, 해양요법 대중 치료법으로 이용…사회보험으로 지원

해양요법을 최초로 산업화한 국가인 프랑스에서는 해변가에 위치한 관광단지나 호텔 등에서 시행되는 탈라소테라피(해양요법)가 각광받고 있다. 탈라소테라피는 예방 및 치료적 목적으로 해양의 유익한 성분인 해양기후, 해수, 해양진흙, 해조류, 모래 및 기타 해양 추출물을 의학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탈라소테라피에 대한 흔적은 고대 시대에서부터 찾을 수 있으며, 해수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지금의 탈라소테라피의 형태를 가진 것은 루이 유진 바고 박사가 1899년 로스코프에 설립한 해양요법시설이 최초이다. 이후 1913년에 해수요법에 대한 국제적 단체가 창립됐으며, 1964년에는 싸이클 챔피언인 루이스 보벳이 퀴베론센터를 설립하며 탈라소테라피의 대중화가 촉진됐다.

프랑스 내 해양요법 시설은 83개소 정도이며 매년 90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이중 랑그독-루시용, 아키텐, 라 볼 지역 등은 해양리조트 및 대중관광지로 개발돼 있다.

프랑스 해양요법 센터는 민간 전문기관 연합체인 프랑스 탈라소로부터 품질기준에 따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프랑스 전역에 프랑스 탈라소로부터 인증을 받은 해양요법 센터는 37개소이다.

또한 프랑스는 해양치유를 대중적인 대체의학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해안가에 위치한 건강리조트의 일부 요법은 건강보험에 적용돼 국가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독일 해양치유/해수욕 쿠어오르트 분포 현황 및 시설(자료 출처 독일해양치유협의회)ⓒ 뉴스1

◇독일, 치유휴양지 '쿠어오르트' 중심…사회보장보험에서 해양치유 지원

독일의 치유정책은 1884년 국가사회보장제도가 도입된 이후 1919년 2차 세계대전 희생자를 대상으로 한 치유법이 도입되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독일은 전 국민들을 대상으로 치유를 통한 복지 서비스 제공을 통해 휴식과 건강증진 기회를 제공하고 예방적 치유 및 재활 치료를 통한 의료비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정책적 목표 하에 건강보험, 연금보험, 산재보험 등 보험을 통해 치유 서비스 비용이 지원되며 재활, 건강회복 등 목적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일은 치유휴양지인 쿠어오르트를 중심으로 치유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독일 전역에 걸쳐 350개소 이상의 쿠어오르트가 분포하고 있으며, 광천·온천, 크나이프, 기후, 라돈 등 치유자원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된다. 해양치유는 연안지역에 위치한 쿠어오르트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전체 쿠어오르트 이용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해양치유 및 해수욕 쿠어오르트 이용자 증가율이 가장 높다. 이용객빈도도 35.4%로 미네랄광천치유/온천수광천치유/모아광천치유(36.5%)에 이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 해양치유 시설은 1892년에 설립된 독일해양치유협의회가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스파 및 쿠어오르트 253개소, 입욕 및 기후학 관련 회원 15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해양치유 쿠어오르트는 32개가 등록돼 있다.

독일의 해양치유 시설은 해양치유 쿠어오르트와 해수욕 쿠어오르트로 구분된다. 해양치유 시설은 해안으로부터 2㎞ 이내에 위치해야 하고, 대기 및 수질 보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의사가 상주해야 하며, 해변 산책로, 공원, 해변 경관 감상길, 놀이·스포츠 공간 등을 보유해야 한다. 여기에 △진찰과 처방이 가능한 진료실 △교육 및 운동요법이 가능한 시설과 관련 프로그램을 보유·운영해야 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

일본 해양치유 시설 분포 현황 및 시설(자료 출처한국해양수산개발원)ⓒ 뉴스1

◇일본, 해양치유 시설 인증·해양심층수 활용…지자체 지역 관광 활성화에 활용

일본은 1990년대부터 많은 섬들로 이뤄져 있는 오키나와현을 중심으로 해양치유가 도입됐다. 오키나와 지역의 산업구조는 3차 산업의 비중이 70%에 달하며, 특히 관광업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이러한 여건 아래 오키나와 지역이 가진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을 찾는 과정에서 연중 온화한 기후와 뛰어난 자연환경 자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프랑스식 해양요법 시설의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본은 중앙 정부 차원에서 해양치유 육성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으며, 지방 정부 차원에서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걸쳐 해양치유 관련 시설은 26개소 정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그 중 기후가 온난하고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오키나와와 규슈 지역에서 해양치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오키나와는 지역 대학과 민간 사업체가 중심이 되어 해양치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학 주도로 해양치유 시설 인증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해양치유 시설과 대학이 협력해 민간 주도로 해양치유 육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양치유 시설을 주로 이용하는 지역 주민은 이용료를 할인해 주고, 주민의 건강증진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양치유 시설이 고급 리조트와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목적의 시설 등으로 분화되고 있다.

또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클러스터 개발로 이를 생산·판매·연구하는 종합단지를 갖추고 있으며 심층수, 해니, 해조, 광선, 에어로졸 등을 이용한 해양치유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완도 해양치유센터(해양수산부 제공)ⓒ 뉴스1

◇韓, 지난해 ’해양치유산업 활성화 계획‘ 발표…10월 기본계획 발표 예정

동·서·남해안에 청정한 갯벌과 심층수, 해조류 등 해양치유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도 이를 활용한 치유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에서 지난해 1월 '해양치유산업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2024년까지 △해양치유 체험 인원 100만 명(누적) △연안지역 고용효과 1900명 △연간 생산유발효과 2700억 원의 목표로 하고 있다.

해수부에서는 계획 목표 달성을 위해 전남(완도), 충남(태안), 경북(울진), 경남(고성) 등 4곳의 지자체와 협력해 '해양치유센터'를 조성 중이며, 스마트 해양치유 기술 개발 등의 과제들을 추진 중에 있다.

또 해양치유산업 활성화와 해양치유서비스 제공 등을 골자로 하는 '해양치유자원법 시행령·시행규칙'이 지난 2월 16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2월 19일 시행됐다. 이어 지난 7월에는 해양치유 활성화를 전담할 해양치유관리단으로 해양환경공단을 지정했다.

이와 함께 10월에는 '해양치유자원의 관리 및 활용에 관한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은 해양치유가 나아갈 방향을 구체화한 로드맵으로 해양치유 프로그램 개발, 민간창업 지원을 통한 해양치유 환경조성, 그리고 해양치유 서비스 전문 인력 양성과 서비스 표준화를 통한 해양치유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홍장원 KMI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관광트렌드는 여행의 일상화와 함께 나만의 힐링명소를 찾는 등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으며 해양관광에서도 바닷가의 경관이나 휴식을 목적으로 하는 관광활동이 크게 증가했다"며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등산, 캠핑 등 자연공간에서의 가족단위 휴식이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 이러한 트렌드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위원은 이어 "해양관광의 정책 페러다임도 국민의 관광수용태세 개선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해양치유가 새로운 정책영역으로 등장했으며 해양치유자원법의 시행을 계기로 본격화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bsc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