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읽는 경제]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 현시세 약 5억원

애니메이션 속 8량 무한열차…실제 1913년부터 8620형 생산돼
일본 1900년대초 증기기관차 국산화 추진…8620형은 선도적 사례

ⓒ 뉴스1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은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던 소년 카마도 탄지로가 어느날 사람을 잡아먹는 혈귀(血鬼)로 인해 가족을 잃는 것으로 시작된다. 탄지로는 유일하게 살아남은 가족이자 혈귀로 변한 여동생 네즈코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비밀 검객조직인 귀살대(鬼殺隊)에 들어가 혈귀에 맞서 싸우게 된다.

이 애니메이션의 극장판인 무한열차편은 탄지로가 동료들과 함께 귀살대의 새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무한'(無限)이라는 이름의 증기기관차에 탑승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귀멸의 칼날>이 일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무한열차의 실제 모델인 증기기관차 '8620형 8630호기'는 올해초 교토시의 교토철도박물관에서 '무한'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운행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배경인 다이쇼 시대(1912년 7월30일~1926년 12월 25일)에 제작된 이 증기기관차의 가격을 현시세로 따져보면 얼마나 될까.

8620형 증기기관차의 제작사로는 △기샤세이조(汽車製造) △히타치(日立) △가와사키(川崎) △니혼샤료(日本車輌) △미쓰비시(三菱) 등이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1913년부터 1922년까지 8620형을 유일하게 생산한 기샤세이조는 지난 1972년 가와사키(川崎) 중공업에 흡수 합병돼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해당 증기기관차를 1920~1925년 생산한 히타치 측 관계자도 <뉴스1>에 "히타치는 증기기관차 사업을 아주 오래 전에 그만 둔 상태"라며 "그 당시 판매가격을 알고 있는 사내 직원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 1997년 오사카대학이 발간한 '일본 철도 차량 공업 역사'라는 제목의 논문을 보면, 1911~1913년 일본산 증기기관차 가격은 △6700형, 제조사 가와사키·기샤세이조, 가격 2만9612엔(톤(t)당 681엔) △6750형, 가와사키, 3만848엔(톤당 707엔) △8700형, 기샤세이조, 3만2512엔(톤당 673엔) △8850형, 가와사키, 3만5072엔(톤당 627엔) △9550형, 가와사키, 3만7852엔(톤당 646엔) △9580형, 가와사키 4만1457엔(톤당 712엔) 등이다.

이들 6개 기관차의 톤당 가격의 평균을 구하면 674.3엔/톤으로, 이를 비슷한 시기에 생산된 8620형 무게인 60.04톤에 적용하면 4만487엔이다. 즉 증기기관차 무한의 대략적인 가격은 약 4만엔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무한열차의 당시 가격을 현 시세로 계산하면 어떻게될까.

일본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소비자 구입시 상품가격)와 기업물가지수(기업간 거래시 상품가격)는 다이쇼 시대(1912~1926년)에는 작성되지 않았다.

따라서 1934~1946년 평균을 1로 설정한 '전쟁지수'를 살펴보면, 2020년 전쟁지수는 675.7로, 8620형 생산 첫해인 1913년 전쟁지수(0.647)의 1044배다. 2020년의 화폐가치가 1913년의 1044배라는 뜻이다.

이를 무한열차 가격에 적용해 계산해보면 현시세는 4만엔x1044=약 4180만엔이다. 여기에 지난해 평균 원/엔 환율(1엔당 11.05원)을 적용하면 약 4억6190만원이라는 값이 도출된다. 우리나라 현 시세로 무한열차의 가격은 약 4억6190만원이라는 의미다.

또한 애니메이션에서 무한열차가 8량의 증기기관차로 설정된 것과 마찬가지로 8620형은 수송량이 다소 적은 여객용 증기기관차로 설계됐다고 한다.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면 일본은 1900년대초 당시로선 최첨단 기술이었던 증기기관차의 국산화 기술 확립을 추진했으며 8620형은 일본이 증기기관차 국산화에 성공한 선도적 사례로 분석된다.

※영상 속 경제 지식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영상으로 읽는 경제]는 매주 일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구독을 원하실 경우 네이버 기사 하단의 '영상으로 읽는 경제 - 연재' → '연재 구독'을 클릭해주세요.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등 각종 영상에서 다른 독자 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경제 지식이 있다면 이메일(sekim@news1.kr)로 제보 바랍니다.

se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