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안경렌즈 세계1위 에실로 대명광학 인수 '불허'

공정위 "인수허용하면 사실상 독점..시장지배력 남용 가능성"
5년만에 첫 기업결합 불허 판정

육군훈련소 입소대대 연병장에서 경례를 하고있는 입소자들의 대부분이 안경을 착용하고있다.2014.1.6/뉴스1 © News1 손인중 기자

(세종=뉴스1) 민지형 기자 = 시력교정용 안경렌즈 세계 1위 업체인 에실로(Essilor Amera Investment PTE. LTD)의 국내시장 2위 업체 대명광학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을 허용하지 않으면서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불허한 것은 2009년 호텔롯데의 파라다이스글로벌 면세점 인수 건 이후 5년 만이다.

공정위는 17일 '에실로의 대명광학 주식 50% 취득 건'에 대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해 불허했다고 밝혔다.

에실로는 지난해 1월4일 대명광학 주식 5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3월8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에실로를 지배하고 있는 Essilor International S.A(프랑스)는 전 세계적으로 안경렌즈를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세계시장 점유율은 약 47%에 달한다.

이미 에실로는 지난 2002년 현재 국내 1위 업체인 케미그라스를 인수한 바 있다. 대명광학 인수는 두 번째 국내기업 인수 시도인 셈이다.

도매시장 기준 안경렌즈 시장규모는 약 1500억원 정도다. 안경원에서 소비자로 판매되는 소매시장 규모는 6~7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공정위는 에실로의 신고서를 접수한 뒤 현장조사, 이해당사자 의견수렴, 가격인상 가능성에 대한 경제 분석 등 심층적인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공정위는 에실로가 대명광학을 인수할 경우 단초점렌즈시장 66.3%, 누진다초점렌즈시장 46.2% 모두에서 1위 사업자가 돼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한다고 봤다.

기업결합 전후 지분 관계 (공정위 제공) © News1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을 허용할 경우 렌즈가격 인상가능성이 높고 끼워팔기 등 시장지배력 남용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번 결합으로 에실로가 대명광학을 인수하게 되면 사실상 렌즈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소멸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또 국내에서 렌즈를 100만개 이상 생산하는 업체는 에실로와 대명광학을 제외하면 소모, 고려광학, 씨월드광학, 한미스위스광학 등 4개 업체만 남아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에실로가 대명광학을 인수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유효한 경쟁사업자가 없어진다는 얘기다.

아울러 공정위는 기업결합이 이뤄지면 해당회사가 국내 유통채널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기존 유통업체에 대해 무리한 계약조건을 강요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송상민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이번 결합으로 독과점 시장구조가 형성되면 경쟁상황은 현재보다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크고 사후적으로 해결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합당사회가 지분관계로 얽혀 있는 이상 한시적 가격인상 제한조치 등 행태적 조치로는 근본적 치유책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불허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m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