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수의계약'…기재부 "국가계약법상 문제 없다"

현물출자 첫 유권해석 사례…"수입지출 영향 없어"
시장점유율 80% 초거대 조선사 '눈앞'…공정위 심사 관건

울산현대중공업. 뉴스1DB ⓒ 뉴스1

(세종=뉴스1) 한재준 양재상 기자 = 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그룹을 상대로 대우조선해양 인수협상을 먼저 완료했으나 '수의계약'에 따른 법 위반 소지는 없다는 유권해석이 나왔다. 조선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초대형 인수합병(M&A)의 첫 걸림돌이 제거된 셈이다.

정부는 현대중공업과 한국산업은행이 중간지주사인 '조선통합법인'을 설립해 대우조선을 편입하는 방식이 국가계약법상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번 유권해석은 산은의 수의계약시 현물출자가 법 위반이 되는지를 따지는 첫 사례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0일 이 같은 내용의 유권해석 결과를 산업은행에 전달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과 중간지주사를 설립해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편입하고 지분을 나눠 갖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 지분(55.7%) 전량을 중간지주사에 현물출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국가계약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논란이 있다.

산업은행은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기관의 수입과 지출에 영향이 있는 계약은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 주식을 중간지주사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국고의 수입·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아 국가계약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만약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지분을 팔아 현금화할 경우에는 수입·지출에 변동이 있어 국가계약법의 적용을 받게 되겠지만, 이번 대우조선 인수 건은 산업은행의 보유 주식을 중간지주사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현물출자가 국고의 수입·지출에 상응하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국가계약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이번 유권해석과 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정부가 현대중공업-산업은행이 합의한 대우조선 인수 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리면서 한국 조선업의 '빅2' 체제로 전환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절차 개시에 대해 설명하던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News1 유승관 기자

조선업계는 대우조선이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흑자를 기록해 어느 정도 경영이 정상화됐고 지난해부터 조선업계가 수주를 회복한 점을 들어 지금이 인수합병(M&A)의 최적 시기라고 보고 있다.

만약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국내 시장점유율은 8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최종 인수하려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넘어야 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 규모가 3000억원 이상인 기업은 기업결합 시 공정위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지난해 공정위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자산총액은 각각 56조1000억원, 12조2000억원으로 두 기업 모두 상호출자 제한 기업이다.

현대중공업이 기업결합을 신고하게 되면 공정위는 시장집중도 등을 따지게 된다. 기업결합이 시장 경쟁을 제한하더라도 회생이 불가능한 회사와의 결합이나 효율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결합은 예외가 인정된다.

공정위 심사 기간은 신고 후 30일이지만 최대 12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현대중공업 측에서 신고가 들어오지는 않았다. 회사 규모도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심사 기간은 법상 최대 120일이지만 수사하면서 보정명령 등을 거치면 그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hanant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