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유소協 동맹휴업 강행하면 허가취소도 불사"(상보)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 "석유거래 주간보고 예정대로 시행"
"45분이면 보고 가능...2년 유예 요구는사실상 제도 시행거부"
- 곽상아 기자
(세종=뉴스1) 곽상아 기자 = 전국 주유소 3029곳이 '석유거래 주간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 동맹휴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는 "소비자의 불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극단적인 결정"이라며 동맹휴업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한국주유소협회의 법인 면허 취소도 불사하겠다는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국의 선량한 주유소 운영자들께서는 휴업 참여를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며 "만일 휴업을 강행할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사업정지 1개월 또는 1500만원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석유사업자의 거래상황기록 보고 주기를 기존의 월간에서 주간단위로 변경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규칙'을 지난해 9월 개정·공포한 바 있다. 2011년 가짜석유로 인한 주유소 폭발·화재사고가 발생하자 국민 안전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차원에서 석유거래 주간보고제를 도입키로 한 것이다. 석유사업자의 거래상황 보고주기를 단축함으로써 가짜석유 차단, 소비자 보호, 탈세방지, 환경보호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7월 1일 시행을 앞두고, 한국주유소협회 회원사 1만2621개 주유소 가운데 3029개가 12일 동맹휴업 동참을 선언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는 9일 발표한 '대통령님께 드리는 주유소업계 호소문'에서 "거래보고가 주간단위로 변경될 경우 상당수 주유소들이 보고기한을 맞추지 못하거나, 보고시간에 쫓겨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채 보고해 무더기로 과태료를 부과받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제도 변경에 급작스럽게 적응하기 어려운 영세한 주유소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유소 거래상황기록부는 국가 전략물자인 석유의 수급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보고를 위한 사업자의 수고에 대한 보상은 전무한 채, 이제는 가짜석유를 잡겠다는 목적으로 보고규제를 강화하면서 사업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시장 통제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벼랑 끝에 몰린 우리 주유소들은 최후의 수단인 동맹휴업까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제도 설계 과정에서 석유관리원이 관련 업무를 해본 결과, 45분 정도면 기본적인 보고가 가능하다"며 "제도를 도입하는 데 있어서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자들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도록 작년 한 해에 걸쳐 제도를 설계했고, 관련 사업비 131억원을 확보했다"며 "주유소협회 대부분의 회원사들은 이 제도에 동감하고 있기 때문에 법 시행에는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협회 허가 취소의 절차가 어떻게 되나?
▶ 협회 허가를 취소할 경우, 청문절차를 1회 거쳐서 취소를 진행해야 한다. '동맹휴업'은 허가 취소 사유에 가깝다. 주유소들의 휴업 철회 여부를 지켜본 뒤 취소 절차를 추진할 것이다.
- 주간보고 제도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 주유소는 몇 개인가?
▶ 알뜰주유소 1060곳은 모두 이 제도에 동참한다. 정유사의 직영주유소 1600곳도 주간보고 제도에 참여할 것이다. 주유소협회 대부분의 회원사들은 이 제도에 동감하고 있기 때문에 법 시행에는 무리가 없다.
- 주유소 업계에서는 영세함으로 인해 제도 시행이 어렵다고 말하는데?
▶ 현재 주유소의 70% 가까이가 이미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전산적으로 이미 관련 정보들이 처리되고 있다. 지난해 제도 설계 과정에서 석유관리원이 관련 업무를 해본 결과, 45분 정도면 기본적인 보고가 가능하다고 하더라. 현실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보고를 이행하기 어렵다면, 6개월의 계도기간 내에 주유소들의 관련 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 주유소 업계에서는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는데?
▶ 작년 한 해에 걸쳐서 설계한 제도다. 시행날짜도 올해 7월로 여유있게 잡아 놓았다. 2013년에 65억원을 지원해서 관련 시스템을 정비했다. 올해에도 시행에 대응해서 34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주유소들을 지원하려고 한다. 모든 것을 구비해 놓았는데, 이제 와서 2년 유예해 달라는 것은 제도를 시행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 주유소협회가 반발하는 근본 원인은 주유소업계의 영세함 때문 아닌가?
▶ 기본적으로 주유소협회의 경영현황과 석유수급 보고 문제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주유소 업계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각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는 균형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주유소업계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정부는 이미 사업자 공제조합이라는 장치를 통해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경감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번에 오히려 정부가 양보하면 일반 국민들이 정부의 의도를 의심할 것이다.
- 시장상황에 대한 판단 없이 제도를 밀어붙이는 것은 아닌지?
▶ 시장상황과는 관련 없는 내용이다. 알뜰주유소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영업하는 주유소와 그렇지 못한 주유소 간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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