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참사 잇따르는데 주유소 2층에 웬 음식점?…'안전 불감' 규제완화

소방방재청, 주유소 휴게음식점 2~3층에 입점토록 규제완화 추진중
전문가 "주유소는 위험..2~3층 휴게음식점 안될 말"
고양터미널·장성 요양병원 화재참사 사망자 각각 2층, 3층서 주로 발생

폐업한 서울시내 한 주유소가 황량하게 방치되어 있다. © News1 박세연 기자

(세종=뉴스1) 민지형 기자 = 세월호 참사, 요양병원 화재 등의 사고가 겹치면서 정부의 '안전관리'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정부가 화재 위험성이 높은 주유소(주유취급소)에 대한 안전 규제를 완화하려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규제개혁위원회 등에 따르면 소방방재청은 점포, 휴게음식점 또는 전시장 등 주유소의 부대시설을 1층에만 설치하도록 한 위험물안전관리법 시행규칙의 관련 조항 삭제를 추진 중이다.

해당 개정안은 이미 지난달 입법예고가 완료돼 현재 법제처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법제처 심사가 마무리된 뒤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에서 확정되면 올해 7월 해당 법령이 공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유소들의 지나친 경쟁으로 지난해 130여곳이 폐업하는 등 영업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주유소 부대시설 면적 제한 기준을 현행 500㎡에서 1000㎡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1층 제한 규정도 함께 삭제한 것이다.

현행법은 '점포, 휴게음식점 또는 전시장 업무는 건축물 1층에서 행하고 다만, 용이하게 주유취급소 부지 외부로 피난이 가능한 부분에서 업무를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주유소 2층 이상에는 휴게음식점 입점 등이 제한돼왔다. 이로 인해 주유업계에서는 임대수익 등을 염두에 두고 관련 규제 완화를 주장해왔다. 규제완화 방침에 따라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셈이다.

해당 입법이 완료되면 1000㎡이내에서 주유소 2~3층에도 점포나 휴게음식점 등이 들어설 수 있다.

휴게음식점은 패스트푸드점, 피자·커피·김밥전문점, 분식점, 생과일 판매점, 테이크아웃점 등이 대표적인 업태다. 일반음식점과 달리 주류는 팔 수 없다.

당장 방문자 동선이 길어지는 주유소 2~3층에 휴게음식점 등이 입점해 손님들의 왕래가 잦아지면 그 만큼 화재 등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화는 무리가 있지만 사망자만 각각 8명, 21명낸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장성 요양병원 별과 화재 참사에서 사망자가 각각 지상2층과 3층에서 주로 발생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공하성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주유소는 위험하다"며 "가연물을 저장하고 있고 급격하게 확산될 수 있는 곳이라 1층도 위험한데 당연히 2~3층은 더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공 교수는 "만약 관계기관에서 '주유소는 안전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면 큰 문제"라며 "주유소 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 역시 기존 법령에서 1층 제한 규정을 둔 이유에 대해 "화재 위험성 때문으로 보인다"며 "안전관리 측면에서 2~3층에 부대시설을 허용하면 화재가 날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이번에 법령을 개정하면서 주유소의 500㎡ 이상 부대시설에는 스프링클러 설치 등을 의무화하는 안전 대책 내용도 함께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m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