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쿠팡 오해 불식'…'미국 차별' 추가 관세 리스크
미국 방문 의원들 "쿠팡 논란, 암초로 인식되기도…방치시 관세 우려"
'디지털 규제· 미국 차별' 이유로 브라질·캐나다에 고율 관세…"설득 강화 해야"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지난해 11월 시작된 '쿠팡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 사건'에 대한 한국의 조사에 대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라는 우려가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 주요 통상, 외교 분야 인사들이 미국에 방문해 설득에 나섰지만 오해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캐나다, 브라질 등 인접국에 대해 '미국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이유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해 관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미국 의회와 업계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디지털 법·정책이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계기로 미국 하원이 한국 정부의 대응을 미국 기업 차별로 규정하고, 최근 한·미 무역 합의와의 충돌 가능성까지 제기한 데 따른 후속 대응이다.
앞서 미국 하원은 지난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이후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에 차별적 규제를 적용했고, 이는 최근 한·미 무역 합의에 반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후 공개된 팩트시트에는 한국이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서 미국 기업이 차별이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한구 본부장뿐 아니라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하며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을 차별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면 미국의 오해가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미국 기업 차별'에 대한 한국의 오해 설득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김민석 당시 국무총리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회담에서 쿠팡 문제를 두고 미국 기업에 대해 차별적 대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전달하고 밴스 부통령이 이해를 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오해가 반년 이상 지속되자 산업부뿐 아니라 국회의 한미 의원연맹 소속 의원들도 나서고 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인사들과 면담 후 언론을 만난 자리에서 "만난 의원 중 한 명은 '한국 정부의 쿠팡 대응이 조지아 사태에 대한 보복이냐'는 표현까지 썼다"며 "로비의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쿠팡이 한미관계의 큰 '암초'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했다"고 말했다.
또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발언에 대해 "우발적 발언이었지만 의원들의 인식이 그 정도까지 비약돼 있다는 데서 사안의 심각성을 느꼈다"며 "쿠팡을 둘러싼 왜곡된 인식이 방치될 경우 관세나 투자뿐 아니라 한미 안보 협력에도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쿠팡 논란은 미국이 최근 통상 논의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지털 무역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 문제와 얽혀있어 향후 관세 문제로 비화할 우려가 있다.
실제 미국은 브라질에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디지털 무역, 지식재산권, 에탄올 시장 접근, 삼림 벌채 정책 같은 불공정 무역 관행이 있다며 25%의 관세 부과 방침을 확정했다.
또 캐나다에는 관세법 338조를 근거로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법 338조는 외국 정부가 미국의 상거래를 차별할 때 수입품에 최대 50%의 관세나 수입 금지를 부과할 수 있게 한 조항이다.
이에 정부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설명을 넘어 보다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전문가 허윤 서강대 교수는 "미국이 쿠팡뿐 아니라 미국의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인 정책을 시행하는지 민감해하는 분위기다 보니, 관련 (기업들의) 로비도 강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수세적으로) 설명만 해서는 쉽게 미국이 설득당하진 않을 거 같다"고 진단했다.
차지호 민주당 의원은 미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쿠팡이 의회에 전달하는 내용이 자기방어 위주로 편향된 부분이 있고, 미 국내 현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낮다 보니 의원들도 제한된 시간에 제한된 정보만 접하면서 생각이 왜곡되는 측면이 있다"며 "좀 더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팩트를 체계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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