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기요금 동결했지만…유가 폭등에 하반기 '인상 압력'↑(종합)

연료비 상한 유지·물가 변수로 2분기 인상 보류
유가·LNG 상승분 시차 반영…요금 조정 압박 확대

ⓒ 뉴스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한국전력이 2분기(4~6월) 전기요금을 동결하면서 단기적인 요금 인상 부담은 일단 억제됐다. 다만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로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당 +5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도 변동 없이 유지되면서 2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된다. 가정용은 12분기, 산업용은 6분기 연속 동결이다.

연료비 조정단가, 가정용 12분기·산업용 6분기 연속 동결

이번 동결은 제도적 한계와 정책적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최근 3개월간 유연탄과 LNG 등 연료 가격 변동을 반영해 ±5원 범위 내에서 조정되는데, 이미 상한선인 '+5원'이 적용되고 있어 추가 인상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물가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최근의 에너지 가격 상승이 아직 요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제유가와 LNG 가격은 중동 사태 이후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발전 단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한다. 통상 LNG는 약 2개월, 원유 연동 계약은 약 4~5개월의 시차를 두고 전력도매가격(SMP)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3월 이후의 에너지 가격 급등분은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여름철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SMP는 주로 LNG 발전 단가를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국내 전력시장에서 LNG 발전이 수요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구조인 만큼 연료비 상승은 곧 전력구입비 증가로 이어진다.

결국 현재의 동결은 시차에 따른 일시적 안정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한전의 전력구입비 부담이 빠르게 커지면서 요금 인상 압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자 오만 무스카트항 인근에 루오지아산 유조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러-우 전쟁 때 3~5개월 시차로 요금 인상 압력↑…한전 부채만 206조 원

실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이후 약 3~5개월의 시차를 두고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본격화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약 206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동 리스크는 추가적인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타르 LNG 공급 차질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발전용 연료 확보 부담이 커질 경우 전력 원가 상승 압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해서 전기요금이 반드시 동결되는 것은 아니다. 전기요금은 연료비 조정요금 외에도 전력량요금과 기후환경요금 등 여러 항목으로 구성돼 있어 다른 구성 요소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요금 인상이나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전력당국 관계자는 "현재 전기요금 조정과 관련한 논의는 별도로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freshness410@news1.kr